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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은 전쟁법을 직관할 수 있어야 한다 (上)
기자 : 관리자 날짜 : 2021-01-29 (금) 15:34




이 글을 쓰는 이유는 40여 년 군(軍) 생활을 한 직업군인으로서 전쟁법에 대해 너무나 문외한 (門外漢)이라는 반성 때문이다. 실전을 경험하 지 못한 우리로서는 전쟁법의 중요성을 크게 인 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직업군인에게 매우 중요한 과업임에도 불구하고 전쟁법에 대한 연 구와 이해, 그리고 부하 교육에 대한 관심과 노 력이 많이 부족하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선진 강군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 는 후배들에게, 늦었지만 내가 범했던 시행착오 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 을 바친다. 전쟁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 다. 예로부터 전쟁에서 지켜야 할 관례는 있어 왔지만,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전쟁의 악영향, 즉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국제법규인 전쟁법이 형성 된 지는 겨우 150년밖에 되지 않았다.

중세시대 이전의 전쟁에서는 패배한 군사는 죽임을 당하 거나 적국으로 끌려가 노예가 되는 것이 보통이 었고,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별하지 않고 공격하 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되었다. 이러한 전쟁의 잔 인성으로부터 불필요한 희생을 줄이자는 발상이 곧 전쟁법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전쟁법이란 무엇인가? 전쟁법(戰爭法, Law of War)은 전쟁의 수행에 관하여 적대당사국 및 중립국 간에 적용될 수 있 는 조약 및 관습법을 말한다. 전쟁법의 법적 성격 은 군사적 적대행위의 수행을 규제하는 국제법의 일부이며, 적대행위 시에 국가와 개별 국민을 구 속하는 조약 또는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관습법 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우리 국방부의 ‘전쟁법 준 수를 위한 훈령’에서는 전쟁법을 “무력충돌 행위 에 관련된 국제법 중에서 대한민국이 당사자로서 가입한 조약 및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와 이에 관한 국내법령”이라고 정의하였다. 미 국방성은 전쟁법을 “국제연합이 일방 당사 자인 조약들과 국제협약들, 그리고 국제관습법 으로 적용되는 국제법을 포함하여 국제연합 또 는 그들의 개별 국민을 기속(羈束)하는 적대행위 에 관한 모든 국제법”이라고 하였다. 또 국제법 학자들은 전쟁법이란 용어를 전시국제법, 무력 충돌에 관한 국제법(일명 무력충돌법), 그리고 국제인도법 등과 같이 필요시마다 상호 교환적 으로 다양하게 사용하기도 한다. 전쟁법의 유래 및 제정 역사를 더듬어 보면, 18세기에 이르러서는 전쟁이란 국제분쟁 해결 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관념이 뿌리박혀 있었다.

30년 종교전쟁(1618~1648)의 종식과 더불어 특히 강대국들 간에 ‘전쟁은 정의로워야만 정당 화 된다’는 ‘정당(正當)한 적’이란 관념이 등장하 였다. 따라서 강대국의 소멸이란 상상할 수 없었 으며, 이들 간의 전쟁이나 전투는 일정한 법적 형식이나 법 규칙에 따라서 수행되어야 한다는 관념이 깊이 자리잡게 되었다. 이러한 관념이 곧 전시국제법 발전의 출발점이 되었다. 고전적 의미의 전쟁법은 특정국가들 상호 간 에 선언된 전쟁(declared war)의 상태가 존재하 여 더 이상 평시법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발동되 는 법체계였다. 즉 전쟁을 위법하다고 보지 않았 던 과거의 국제사회는 국제법을 평시국제법과 전시국제법이라는 분리된 구조로 이해하고 있었 다. 따라서 전쟁이 발발하면 전쟁 당사국 간에는 전시국제법인 전쟁법이 적용되고, 전쟁 당사국 과 전쟁에 가담하지 않은 중립국 간에는 중립법 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쟁법의 내용 및 공신력은 크게 조약과 관행 에서 유래한다. 본래는 관습법으로 발달해 왔으 나 19세기 후반부터는 국제조약 등의 형식으로 성문화되었다. 특히 1899년과 1907년에 개최 된 헤이그 평화회의에서는 국제분쟁의 평화처리 및 육전(陸戰) 조약, 적십자조약의 원칙을 해전 (海戰)에 적용하는 조약 등이 체결되었다. 1864 년부터 1949년까지 네 번에 걸쳐 개최된 제네 바 회의에서는 의료시설 및 의료요원의 안전 보 장, 전시 난파선의 선원들 및 해전의 상병자들에 대한 보호, 적대행위로부터 전쟁포로 보호, 전시 민간인 보호 등에 합의하였다.
 
이 두 회의에서 전쟁법의 주요 내용들이 대부분 법전화 되었다. 현대적 의미의 전쟁법은 1945년에 국제연합 (UN)이 설립된 이후, UN 헌장에 따르지 아니한 모 든 무력사용은 위법한 것으로 규정한 헌장 제2조 제4항(무력사용의 금지)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로 인해 전시국제법과 평시국제법을 구별하여야 할 법적 의의는 상당히 약화되었고, 전쟁법도 더 이상 선언된 전쟁을 전제로 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화되 었다. 그러나 UN 헌장에도 예외적으로 무력의 사 용을 허용하는 규정이 존재하고, 금지된 무력사용 의 경우에도 무력충돌을 규율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전쟁법이라는 용어는 현대의 ‘전쟁 위법화 (違法化) 시대’에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현대 전쟁법은 주로 ‘전쟁행위의 적법성에 관 한 법’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무력충돌이 시작 된 이후 국가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격수단과 방 법, 대상 등에 대하여 규율하고 있다. 반면에 무 력충돌의 관리와 군사력의 사용이 어떤 조건하 에서 법적·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가를 규 율하는 ‘전쟁 자체의 정당성에 관한 법’에 관한 논의는 약화되었다. 전쟁의 정당성은 단순하게 무력사용이 UN 헌장 및 국제관습법에 부합하는 지 여부로 판단하게 되었다. 좁은 의미의 현대 전쟁법은 적대행위의 규율 에 관한 헤이그 법과 전쟁희생자의 보호 및 존 중과 인도적 대우의 확보에 관한 규칙인 제네바 법, 그리고 이와 관련된 국제관습법 등으로 이 루어진다. 반면에 넓은 의미의 전쟁법은 좁은 의 미의 전쟁법에 추가하여 UN 헌장, 국제사법재 판소 및 형사재판소 규정, 무력충돌 및 군비통제 관련 조약, 전쟁법에 관련한 주요 국내법 등으로 이루어진다.

현대 전쟁법의 구별개념과 상호관계 현재 국방부 및 합참, 각군 본부 등 정책부서에 서는 작전법이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된다. 실무 (實務)에서 많이 인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인 들에게는 전쟁법이라는 용어가 훨씬 익숙하다. 전통적으로 우리 군(軍)에서는 전쟁법과 작전법 이란 용어가 혼용되어 왔다. 국방부 훈령 및 각 군 본부 규정에서는 작전법이 아닌 전쟁법의 용 어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차제에 법적으로 통 용되는 용어의 구별개념과 상호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작전법(作戰法, Operational Law)은 전시 및 평 시에 군사작전의 수행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영향 을 미치는 모든 국제법 및 국내법을 통틀어 일컫 는 용어이다. 우리 군(軍)이 군사작전을 적법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내법적으로 헌법, 통합방위 법, 계엄법, 징발법, 군형법, 그리고 우리나라가 제정한 전쟁법 관련 주요 국내법 등을 준수하여야 한다. 국제법적으로는 UN 헌장, 무력충돌 및 군 비축소 관련 조약, 전쟁을 수행하 기 위해 필요한 동맹국과의 조약, 그리고 국제관습법 등을 준수하여 야 한다. 작전법은 국제법인 전쟁 법뿐만 아니라 전쟁 관련 국내법 과 전쟁법 이외의 국제법까지 광 범위하게 포함하고 있다. 무력충돌법(Law of Armed Conflicts)은 현대사회가 전쟁 위 법화의 시대임을 고려하여, 전쟁 법이라는 용어 대신에 무력분쟁 을 법적으로 규율한다는 취지로 조약체결 시에 주로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크게 국제적 무력충 돌법과 비국제적 무력충돌법으로 구분하고 있 다. 무력충돌법은 과거의 전쟁법을 국제법의 변 화에 따라 단순히 이름만 변경한 것이므로, 무력 충돌법과 전쟁법은 기본적으로 같은 의미로 사 용되며, 서로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제인도법(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은 과학기술의 군사적 이용과 총력전 및 게릴라전의 일반화에 따라 희생자의 수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일반화된 용어이다. 처 음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점은 1971 년 UN과 국제적십자위원회가 공동주관한 ‘무력 분쟁에 적용되는 국제인도법의 재확인과 발전 을 위한 정부전문가회의’이다. 국제인도법은 ‘명 확히 인도적 성질을 갖는 무력분쟁법의 규제, 즉 인간 및 그들에게 불가결한 물자를 보호하는 규 칙’을 가리킨다. 인도적 이유에서 적대행위, 무 기의 사용, 전투원의 행동, 복구행사에 대한 한 계를 규정하는 조약 또는 관습법상의 규칙과 이들 규칙의 정상적인 적용을 확보하기 위한 규범 (감시 및 형사제재) 등을 포함한다.
 
국제인도법 은 제네바 법, 헤이그 법, 그리고 이에 대한 국제 관습법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쟁행위의 적법성에 관한 법의 문제이므로 그 적용범위는 좁은 의미의 전쟁법과 대부분 중복된다. 국제인권법(International Law of Human Rights)은 인간으로서의 권리, 즉 자연인의 기본 적인 권리를 보호하고 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극단적인 경시를 방지하기 위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와서야 국제인권 법의 일반원칙들을 고려하기 시작하였다. 전통적 전쟁법규로는 규율하지 못하는 비인도적 행위, 즉 대규모 학살과 같은 인권침해 행위를 저지른 독일·일본의 전범자를 처벌하기 위해 국제형법 을 발전시켜 집행하고, UN과 UN 회원국들을 위 한 행동지침으로서 인권에 관한 일반원칙을 고안 하는 방법으로 국제인권법을 발전시켜 왔다. 국 제인권법은 전쟁 또는 무력충돌이라는 특정 상황 에만 적용되는 법은 아니다. 내용 중 일부가 전쟁 법과 교차하고, 전쟁 시에도 국제인권법은 반드 시 준수 되어야하기 때문에 포함하였다. 현대의 전쟁법은 ‘전쟁 자체의 정당성’과 ‘전쟁 행위의 적법성’에 관하여 규율하는 조약 및 국제 관습법으로 구성된 국제법이다. 작전법은 무력충 돌 시 적용되는 국제법 및 국내법을 총칭하는 용 어이다. 따라서 작전법은 전쟁법보다 광의의 개 념이고, 전쟁법은 작전법의 일부이다. 무력충돌 법은 기본적으로 전쟁법과 서로 동의어이며, 국 제인도법은 협의의 전쟁법과 유사하다. 국제인권 법은 기본적으로 전쟁법과는 다른 분야의 국제법 이나, 최근에는 국제인권법이 국제인도법과 중첩 되는 부분이 있어 전쟁법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인간의 보호라는 법의 목표와 무력충돌 시 모두 적용될 수 있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전쟁법의 기본정신과 원칙 전쟁법의 기본정신은 특정 상황에서 군사적으 로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인도 적 고려에 비추어 볼 때 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한 다는 인식이다. 금지된 무기를 사용해서 승리하 기보다는 패배를 감내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는 점이 그 본질이고, 헤이그 협약 및 제네바 협 약의 기본정신이다. 전쟁법은 인도(人道)에 대한 고려를 군사적 필요성에 대한 고려보다 상위에 놓고 있다.

어떤 무력충돌에 있어서도 전투수단 과 방법을 선택할 충돌 당사국의 권리는 무제한 인 것이 아니다. 어떤 무기 또는 전쟁방식이 구 체적·명시적으로 금지되지 않았더라도 ‘공공양 심의 요구’가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공공 양심의 요구가 무엇인지의 문제는 여전히 합의 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전쟁법의 기본원칙은 전시에 따라야 할 사항 을 규정한 여러 조약과 국제 관습법들이 추구하 는 전쟁의 목표와 수행방법을 기본 원리화한 것 이다. 전쟁을 기획하고, 준비 및 시행하는 과정 에서 철저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군사교리와 유 사한 성격의 원칙들이다. 전쟁 종결 후 전쟁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논거를 제공할 수도 있다. 앞으로 전쟁법의 기본정신과 원칙을 군사교리(軍事敎理)화하여 교육훈련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군사적 필요의 원칙은 헤이그 제2협약(육전의 법 및 관습에 관한 협약) 23조에 규정된 바와 같이, ‘전쟁의 필 요상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적의 재산의 파 괴와 압류를 금지’하는 것을 말한다. 교전국이 전쟁법에 의거하여 최소한의 기간과 비용 내에 최소한의 인명 피해로 적을 항복시키는 것을 정 당화하는 원칙이다. 군사적 필요의 원칙은 임무 완수에 필요한 무력의 사용을 가능케 하나, 군사 적으로 필요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쟁법에서 금지하지 아니한 모든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것 은 아니다. 군사적 필요의 원칙은 전쟁법을 어기 는 것에 대한 정당화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구별(분별)의 원칙이란 전투원들은 민간인들과 구별되어야 하며, 군사목표물은 전쟁법상 보호되 는 재산 및 장소와 구별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오직 군사목표물과 전투원만을 목표로 군사작전 이 실시되어야 한다. 교전자가 아닌 민간인이나 포로, 부상자 등은 전쟁 중에도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기관이나 민간인 부지를 공 격하는 것은 전쟁법에 위배된다. 전쟁법의 일차 적인 목적은 무력충돌의 희생자를 보호하고 군 사적 필요성과 인도주의 사이의 균형에 근거하여 적대행위를 규율하는 것이다. 핵심은 군사작전 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무차별 공격에 대한 금지 와 그 예방조치로서 분쟁당사국은 군사목표물 및 전투원을 민간과 구별해야 하는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이 원칙은 제네바협약 제1추가의정서와 전쟁법 관련 조약의 곳곳에 명시되어 있다. 비례성의 원칙은 공격으로 인하여 야기될 것 으로 예상되는 민간에 대한 인적·물적 피해는 그 러한 공격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군사적 이익을 초과해서는 아니 된다는 원칙이다. 군사적 목적 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전투력은 사용할 수 없다. 독립적인 법적 기준이 아니라, 공격으 로 인하여 우발적인 민간인 또는 민간 재산에 대 한 피해가 야기될 수 있는 상황에서 지휘관이 군 사적 필요성과 불필요한 민간의 고통 간의 균형 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을 제공한다. 민간 의 우발적 피해란 군사목표물을 공격할 경우 발 생하는 ‘피할 수 없고, 의도하지 않은’ 민간인 및 민간 재산의 피해를 말한다. 전투력 사용 과정에 서 달성하는 성과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 를 비례 계산하여 균형시험(balancing test)을 시행했을 때 부수적 피해가 과도하다고 판단되 면 전쟁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불필요한 고통의 금지 원칙은 무기체계 및 탄 약의 적법성, 운용수단의 적법성에 관하여 적용 되는 원칙이다. 헤이그 제2협약 제23조는 육전 (陸戰) 시 금지사항으로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무 기, 발사물, 기타 물질의 사용’을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불필요한 고통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특정한 무기체계 또는 탄약이 통상적인 사용에 의해 특정한 효과와 상해를 발생시키며, 그로 인 해 얻을 수 있는 군사적 이익에 비하여 명백히 불 균형한 상해나 고통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이 판단은 결국 조약에 의해 사용이 금지된 무기 체계 또는 탄약을 사용하였는지 여부로 한다. 이 외에도 전쟁법의 기본원칙으로 정의되지는 아니하지만, 관행에 따라 적용되고 있는 기타 원 칙들이 있다.

인도주의 원칙은 전쟁 목적상에 필요 하지 않은 폭력 행위는 그 종류와 정도를 막론하고 허용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예를 들어, 부상자와포로는 이미 적에 대해 위협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적대행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사도 원칙은 명예, 신뢰, 신의성실, 정의, 전문성 등의 개념에 기초한 원칙이며, 군사적 이익 을 얻기 위해 배신행위에 의해 적을 살상하는 것처 럼 전쟁법을 남용하는 것은 금지된다. 전쟁법은 왜 준수되어야 하는가?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은 유럽 대륙을 장악한 후 영국의 항전의지를 꺾기 위해 런던 시내를 무차별 공습했다. 이것은 역설적으 로 영국 공군으로 하여금 전열을 재정비하는 기 회를 제공하였다. 만약 독일군이 런던의 민간인 지역을 공습하는 대신에 영국 각지의 공군기지 부터 공격했다면 전쟁의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 라고 역사학자들은 분석한다. 민간인 피해를 최 소화하고 한정된 전투력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군사목표주의에 입각하여 군사목표만을 공격해 야 하는 전쟁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독일은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미군이 베트남전(1960~1975)에서 승리를 거 둘 수 없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베트남 민간인들 을 살해하고 마을을 불살랐다는 사실의 폭로였 다. 그로 인해 국내외 반전여론이 비등하였고, 그렇지 않아도 공산군에게 호의적인 베트남 주 민들의 지지를 떨어뜨리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전쟁에 참여하는 미군들의 사 기와 전투의지마저 저하시켰다. 전쟁법 위반행 위는 국내외 여론을 악화시키고 불신감을 조장 함으로써, 전쟁의 정당성에 의문을 초래하고 작 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며 사기를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걸프전(1990~1991)에서 미군이 사우디아라 비아를 비롯한 주요 아랍국가들의 일관된 지지 를 받아낼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미군이 이라크 민간인들을 공격하지 않고 군사 목표물만을 정확히 공격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미군이 이라크 민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 하였다면, 종교와 인종이 비슷하여 이라크 국민 들에 대해 동질감을 갖고 있는 아랍국가들은 곧 바로 미국에 대해 등을 돌렸을 것이다. 전쟁수행 간에 전쟁법을 준수하고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 해야 국제사회와 국제기구의 외교적 지지를 얻 어낼 수 있는 것이다. 위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쟁수행 간에 “군사목표만을 공격한다”, “민간인의 피해를 최 소화한다”, “금지된 수단에 의한 공격은 하지 않 는다” 등과 같이 전쟁법을 준수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모든 군인이 전쟁 간에 반드시 준수해 야 할 강제규범이며, 전시 인도주의적 요청을 충 족시킬 뿐 아니라 작전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 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전쟁법의 준수는 전쟁의 승패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점 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전쟁법의 제 규칙을 강제하는 수단이 불충분하 여 일부 전쟁법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 기도 하나, 국제·국내적 여론의 압박, 제3국과의 이해관계, 나아가 교전국 자체의 이해와 준법의 식에 대한 평가 등에 의해 그 실효성이 보장될 수 있다. 무력충돌 시에 전쟁의 정당성과 전투행위 의 적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쟁법은 철저하게 준수되어야 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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