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 하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 의 염원(念願)이다. 이 염원이 현실화되기 위해 서는 반드시 국가안보태세가 굳건하게 뒷받침 되어야 한다. 국가안보태세의 유지는 곧 직업군 인이 짊어진 책무이다. 그 논의의 중심에는 항 상 한반도 정전 및 평화체제가 있다. 국가안보 태세를 책임지고 있는 직업군인들에게 한반도 정전 및 평화체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이 필수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 처럼 한반도 정전 및 평화체제는 국가안보태세 의 기반(基盤)이다. 지난 군(軍) 생활에서 아쉬웠던 점은 국가안 보상 이렇게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한반 도 정전 및 평화체제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교육 받거나, 자기학습을 통해 깊이 성찰할 기회가 없 었다는 것이다. 전쟁사 교육과 실무경험 속에서 “6·25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한반도 정 전체제는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우리는 이 정전체제를 하루빨리 끝내고 항구적인 평화 체제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주장들을 단편적으 로는 접했었지만 근원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하였다. 현(現)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와 판단은 직업군인에게 대단히 중요한 과업이 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조명해보고, 현 상황을 기초로 미래를 예측하고 설계하는 노력을 통해 달성된다. 후배들의 전략적 혜안(慧眼)이 개발되 기를 기대하면서 한반도 정전체제가 갖는 의미 와 배경, 그리고 그것이 한반도 안보상황에 미치 는 영향 등을 대관(大觀)해 보고, 항구적이고 공 고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들을 조망(眺望)하고자 한다. 한반도 정전체제의 성립과 그 배경 한반도 정전체제(停戰體制)는 6·25전쟁의 산 물이다. 6·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 04:00시 북한군의 불법 남침으로 발발했던 남·북한 간의 내전이자, 유엔회원국 16개국과 중국군이 참전 한 국제전이었다. 37개월간 계속된 6·25전쟁은 1953년 7월 27일 10:00시 유엔군 사령관과 조 선인민군 총사령관 및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이 적대행위와 무장행동을 중지하는 정전협정에 서 명함으로써 정전체제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이 정전협정은 후속 정치회담을 통해 6·25전쟁을 완전 종결시키는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정전체제 하의 한반도에서는 그동안 남·북 간 군사적 충돌과 교류협력이 병존하면서 반복되어 왔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지금까지 전 쟁으로의 복귀는 막을 수 있었지만, 북한에 의한 크고 작은 도발과 수사적 위협들로 늘 긴장과 대 립의 연속이었다. 그럴 때마다 유엔사와 남한 측 은 정전협정 준수와 이행을 북한 측에 강력하게 촉구하면서 제재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꾸 준하게 모색하였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과 위협 은 계속되었다. 진정한 평화도 전쟁도 아닌 불안정한 한반도 정전체제가 이렇 게 7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정전(停戰, truce)이란 교전자(交戰者)들 간에 합의된 적대행위의 일시적 인 중지를 의미한다. 정전협정(truce agreement)은 전쟁을 수행 중인 교전 쌍방 군사령관들 간에 적대행위를 일시 적으로 중지시키기 위해 체결하는 순수 한 군사적 성격의 협정이다. 「한국 군사 정전협정」에서도 “이 조건과 규정들의 의도는 순전히 군사적 성질에 속하는 것이며, 이는 오직 한국에서의 교전 쌍 방에만 적용한다.”라고 적시하고 있다. 정전협 정은 국제규범이나 조약으로서의 지위는 갖지 만, 국제법적으로 ‘전쟁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요컨대 정전협정의 체결이 전 쟁을 법적으로 종결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3년간 지속된 6·25전쟁 중에서 유엔군과 공 산군(북한군, 중공군)은 1951년 7월 10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2년 동안 교전과 정전협 상(停戰協商)을 동시에 수행하였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기습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 은 낙동강 전선까지 북한군의 일방적인 공격에 이어, 9월 15일 맥아더 장군의 기습적인 인천상 륙작전으로 전세가 역전되어 유엔군이 압록강 혜산진까지 일거에 진격하였다. 그러나 1950년 10월 중공군이 개입하면서 1951년 초부터 2년 반 이상을 쌍방이 후퇴와 반격을 반복하는 지구 전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유엔군이 북진할 때의 기대와는 달리 전쟁은 확전되었고 장기전의 양상을 띠게 된 것이다. 이 러한 상황에서 유엔회원국들은 외교적 협상을 통한 전쟁 해결을 촉구하였고, 미국 내에서도 평화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여론이 고조되었다. 1951년 3월 22일 미국 정부는 참전국들과 협의 를 거쳐 휴전제의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하였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5월 31일에 미국과 소련은 유엔주재 대표의 비공식 회동을 통해 “북한이 최초 공격하기 이전의 상태를 기초로 한 전쟁 종식 을 협의할 것”을 상호 양해(諒解)하였다. 1951년 6월 16일에는 티리그브 리 유엔사무 총장이 휴전제의 연설을 통해 “유엔군사령관에 게 기존의 유엔안보리 결의에 의해 한국전쟁 해 결을 위한 군사협상을 진행할 권한이 부여되었 음”을 천명(闡明)하였다. 6월 23일에 말리크 유 엔주재 소련대사가 ‘우선 휴전 후 다른 문제 처 리’라는 입장을 표명하자, 미국 국무부가 “소련 말리크 대표의 성명이 한국에 대한 공산침략을 기꺼이 끝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우리는 늘 그래왔듯이 적대행위의 종식과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용의가 있다”고 밝힘으로써 휴전회 담이 성사되었다. 1951년 6월 29일 리지웨이 유엔군사령관이 공산군 측 야전사령관들에게 “원산항에 정박 중 인 덴마크 병원선에서 정전협상을 개최할 것”을 제안하고, 이에 7월 1일 공산군 측도 김일성과 펑더화이의 공동성명을 통해 정전협상을 수용하 면서 병원선 대신 개성지역에서 회담할 것을 수 정 제안하였다. 이를 근거로 7월 8일 쌍방은 연 락장교들 간의 예비회담을 통해 7월 10일 개성 에서 정전회담을 개최하기로 최종 합의하였다.

1951년 7월 10일 개성 근교 내봉장에서 정전 협정 제1차 본회의가 개최되었고, 7월 26일에 열린 제10차 본회담에서 ① 의제 채택, ② 비무 장지대(DMZ)의 설치를 위한 군사분계선(MDL) 합의, ③ 정전(停戰) 이행을 위한 군사정전위원 회와 사찰·감시기구의 설립, ④ 전쟁포로에 관한 제반 절차, ⑤ 외국군대 철수를 다룰 정치회담 등 5개의 협상의제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졌다. 1951년 7월 27일 11차 본회의에서부터 11월 27일 28차 본회의까지는 군사분계선(MDL)과 비무장지대(DMZ)의 설정문제를 집중적으로 협 의하여, 결국 쌍방은 ‘현 접촉선을 기준으로 하 는 군사분계선과 폭 4km의 비무장지대를 설정’ 하기로 정식 합의하였다. 최초 공산군 측은 “38 도선에서 전쟁이 일어났으므로 원점으로 돌아가 기 위해서는 38도선을 군사분계선으로 설정하 고, 그 38도선을 중심으로 쌍방 10km의 비무장 지대를 설치할 것”을 주장하였다. 반면 유엔군 측은 “정치·역사적 이유로 설정된 38도선은 군사분계선으로 적합하지 않다. 군사 분계선은 추상적인 선이 되어서는 안 되며 현존 하는 실질적인 군사상황에 준하는 선이 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20마일 폭의 비무장지대를 제 시하였다. 이 대립은 결국 유엔군 측이 군사분계 선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전역에서 공군 및 해군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을 기권하는 또 다른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현 접촉선이 합의되었다. 1951년 12월 1일 제32차 본회의에서부터는 공산군 측이 북한 후방지역 도서에 주둔하고 있 는 유엔군의 철수를 요구함으로써 해상의 군사 분계선 문제를 협의하게 되었다. 공산군 측은 지 상 군사분계선(MDL)의 기준으로 38도선을 현 접촉선으로 하는 것을 수용하고 중립국감독위원 회의 북한지역 사찰을 허용하였으며, 그 대가로 유엔군은 북한 후방지역 도서들에서 철수하기로 타협하였다. 그때 서해 5개 도서는 유엔군사령 관의 군사통제하에 두기로 하였다. 그러나 해상 의 군사분계선 문제는 유엔군 측의 3해리 연해 입장과 공산군 측의 12해리 연해 주장이 첨예하 게 대립하여 합의를 이루지 못하였다. 1952년 4월 28일 제44차 본회의부터 1953 년 6월 6일 제144차 본회의까지는 전쟁포로 교 환 문제를 협의하였다. 전쟁포로 교환문제는 1 년 이상의 논쟁으로 이어져, 정전협상에서 가장 큰 난제가 되었다. 이 와중에 1953년 4월 이승 만 대통령은 휴전 이전에 한국의 안보를 보장할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먼저 체결할 것을 미국 측에 요구하였다. 방위조약 체결에 미온적이었 던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와의 협의 없이 정전 협정을 타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승만 대 통령은 5월 25일 한국군 대표 최덕신 장군을 정 전회담 대표단에서 철수시키고, 1953년 6월 18 일에 27,388명의 방공포로를 전격적으로 석방 하였다. 이에 미국 정부는 방공포로 석방으로 위기를 맞은 정전협정의 최종 합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동의를 얻기 위해 “한국과 안보조약을 체결한 다.”는 정책을 채택하고, 1953년 6월 25일부터 한국 정부와 협의에 들어갔다. 7월 9일 이승만 대통령은 “유엔군이 한국의 이익에 배치되는 행 동을 하지 않는 한 한국군을 그 지휘 하에 둘 것 이고, 휴전에 서명은 하지 않겠지만 방해하지도 않을 것이며, 휴전 이후에 상호방위조약을 체결 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서한을 미국 측에 전달 하였다. 1953년 7월 11일 미국 정부도 “휴전 이후 한· 미 간 상호 방위조약을 체결한다.”는 아이젠하워 대통령 각서를 한국 측에 전달하였다. 이처럼 한 국 정부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기 위한 대미압박 조치로서 정전협상에서 대표단을 철수 시키고 방공포로를 일방적으로 석방하는 강수를 두었지만, 결국 정전협정을 인정하고 준수하겠 다는 약속을 하였다. 1953년 7월 19일 제158차 본회의에서 조속 한 종전을 원했던 쌍방은 정전협정에 대해 최종 합의하였다. 그 전 6월 20일 제150차 본회의에 서 공산군 측은 이승만 대통령의 전격적인 반공 포로 석방에 항의하였고, 유엔군 측도 공산군 측 5만여 명의 포로를 일방적으로 석방한 점을 동 시에 지적하였다. 그러나 이 문제가 정전협정 타 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지는 않았다. 결국 1953년 7월 27일 10:00시에 유엔군 측 과 공산군 측은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을 최종적으로 체결하였다. 본회담 159회, 분과위 원회 회의 179회, 참모장교회의 188회, 연락장 교회의 238회 등 총 764회에 달하는 회담을 거 쳐 이루어진 결과물이었다. (지금까지 제시된 일련의 정전협정 과정은 「한반도 정전체제(이 상철 著, 2012)」를 근거로 정리하였음을 밝혀 둡니다.) 한반도 정전체제에서 파생된 문제들 「한국 군사정전협정」은 국제연합군 총사령관 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및 중 국인민지원군 사령원을 다른 일방으로 하여 서 명·체결되었다. 정전협상 유엔군 대표단 수석대 표 윌리암 K. 해리슨 미 육군중장과 조선인민군 및 중국인민지원군 대표단 수석대표 북한군 남 일 대장이 먼저 서명한 후 유엔군 측을 대표하는 국제연합군 총사령관 마크 클라크 미 육군대장 과 공산군 측을 대표하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 관 원수 김일성과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 펑더 화이가 함께 최종 서명하였다. 그 결과로 출발한 한반도 정전체제는 지금까 지 68년째 유지되고 있다. 오늘날 안보환경의 급속한 변화로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핵무 장과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더욱 요원(遼遠)해질 전망이다. 정전체제에 내재되어 지금까 지 파생된 문제들을 고찰해보면서 향후 평화체 제로의 전환에 대비하여 고려할 사항들을 모색 해보고자 한다. 정전협정서에 한국군 대표가 서명하지 않은 것이 갈등의 불씨 정전협정서 서명에 6·25전쟁의 실질적인 당 사자인 한국군 대표는 포함되지 못하였다. 이로 인한 논란은 한반도 정전체제를 유지함에 있어 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방위조약 체결 동의를 얻기 위해 미국 측에 전달한 이승만 대통령의 서 한에는 “휴전에 서명은 않겠지만, 반대도 않겠 다.”는 내용이 있다. 한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불 참한 것으로 보인다. 협정체결 상 문제가 없더라 도 향후 대한민국의 남북관계의 주도성과 외교 적 위상을 고려했다면 한국군이 서명을 했어야 만 했다. 그 결과가 한반도 군사질서에 미친 부 정적 영향은 너무나 컸다.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그 당시에 북진을 통해 한반도 통일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살리고자 정전협정 자체를 처음부터 반대하였 다. 그러나 미·소와 유엔이 주도하는 조속한 종 전을 강요받게 되면서, 미국과의 방위조약 체결 을 통해 국가방위를 보장받으려는 차선(次善)전 략 실현에 몰입하였다. 글로벌 지정학의 향배를 꿰뚫어 보고 한·미 상호방위조약이란 ‘신(神)의 한 수’는 두었으나, 향후 한반도 정전체제 하의 남북관계에 대한 전략적 혜안은 부족하였다. 결국 정전협정서의 서명에 불참함으로써 오늘 날의 비정상적이고 이중적인 정전체제의 불씨를 태동시켰던 것이다. 한반도 군사질서를 남·북한 군사당국이 아니라 유엔사와 북한군이 주도한 다. 적대·대결관계를 규정하는 정전협정과 화해· 협력관계를 지향하는 남북합의라는 상충되는 규 범이 공존한다. 정전협정 이후 쌍방이 제네바 정 치회담을 통하여 한국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 한 평화협정을 체결하였다면 이러한 논란은 자 연스럽게 해결되었을 것이다. 그 당시 한국군 대 표가 서명을 했다면 우리도 당연히 정전체제를 주도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가질 수 있었다. 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미국과 북한, 중국을 상대로 주도적인 외교전을 펼칠 수도 있 었을 것이다. 반면에 북한은 이러한 정전체제의 비정상성과 이중성을 교활하게 이용하고 있다. 한반도의 군 사·안보문제나 평화체제 구축 논의는 기본적으 로 정전협정에 따라 북한과 미국 사이에 협의·해 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평화체제 논의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 유엔사와 연합사 해체 등을 주장한다거나, 남북 군사당국 간의 군사적 신뢰구축이나 군비통제 등 군사문제에 대한 협의를 거부하는 것도 여기에 연유한다. 지금까지 어렵게 합의된 남북기본합의서, 9.19 남북군사 합의 등 남·북한 간의 합의사항도 쉽사리 무시하 거나, 준수·이행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해상군사분계선의 미설정이 서북도서 해상분 쟁의 근원(根源) 정전협정 상에서 지상의 군사분계선(MDL)이 분명하게 설정된 것과는 달리 해상의 군사분계 선은 설정되지 않았다. 이는 영해에 대한 쌍방의 입장 차이 때문이었다. 당시 유엔군 측은 3해리 (NM) 영해를, 공산군 측은 12해리 영해를 주장 하여 해상 군사분계선에 대해 끝까지 합의하지 못한 것이다. 그 당시 제공(制空)과 제해권(制海權)을 유엔군이 완전하게 장악했기 때문에 서해 상에서의 군사분계선 설정에 공산군 측이 더 큰 위협과 거부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아마 이어 서 진행될 정치회담에서 합의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수도 있다. 첨예하게 대립된 이 문제는 다른 의제들과 함 께 포괄적으로 타협이 이루어졌다. 공산군 측은 지상군사분계선 기준을 현 접촉선으로 하는 것 과 중립국감독위원회의 북한지역 사찰을 허용하 기로 하였고, 그 대가로 유엔군 측은 전쟁 이전 에 북한이 관할하던 것을 전쟁 중에 유엔군이 점 유했던 이북 도서들에서 철수하기로 합의하였 다. 공산군 측은 서해 5개 도서(백령도·대청도·소 청도·연평도·우도)는 계속해서 유엔군사령관의 군사통제하에 둔다는 데 동의하였다. 그러나 쌍 방은 해상 군사분계선에 대해서는 어떤 합의도 도출하지 못하였다. 정전협정 제15항에서는 “본 정전협정은 적 대 중의 일체 해상 군사역량에 적용되며 이러 한 해상 군사역량은 비무장지대와 상대방의 군 사통제하에 있는 한국 육지에 인접한 해면을 존중하고 항구에 대하여 어떠한 종류의 봉쇄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였다. 여기에서 ‘육지 에 인접한 해면을 존중’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육지나 도서에 인접한 해면에 들어가지 않는다 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 해면이 공산군 측 은 12해리로 고집하고 유엔군 측은 3해리를 주 장함으로써 인접해면의 폭에 대해 합의하지 못 한 것이다. 한반도 군사정전협정서 상에는 해상의 군사분 계선이나 영해에 대한 합의 조항은 어디에도 없 다. 이 문제를 인식한 유엔군사령관은 1953년 8 월 30일에 한반도 군사정전협정의 안정적인 유 지와 관리를 위해 유엔군 측 함정과 항공기의 서해상 초계활동에 대한 북방한계의 범위를 정 한 북방한계선(NLL)을 설정하였다.

북한 측도 1953년 북방한계선이 설정된 이후 20년 동안 은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인정하고 준수 하여 왔다. 그러나 1973년 10월부터 북방한계 선을 의도적으로 침범한 ‘서해도발사태’를 자행 한 이후 북방한계선을 무실화하는 주장을 내놓 기 시작하였다. 1999년부터는 정전체제를 와해 시키기 위해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도발, 천안함 폭침 등 서해상 군사도발을 자행하였다. 결국 해 상분계선의 미설정이 북한군 도발의 근본적 원 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