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3월과 4월 등 2개월 동안 한반도 안보상황을 극단의‘공포 분위기’로 몰아갔으나 결국‘미풍에 떨어지는 낙엽’과 같은 양상으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 3월5일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고 같은 달 26일에는 최고사령부 성명을통해 전략로켓군과 장거리 포병부대에‘1호 전투근무태세’를 발령했다. 4월5일에는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핵타격 계획을 백악관과 펜타곤(미국 국방부)에 통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5월 18일과 19일 KN-02(지대지) 단거리 미사일 개량형으로 보이는‘단거리 발사체’4발을 발사했다. 함경남도 동한만 근처 호도반도에서 쏜 발사체는 120km 밖 동해상으로 떨어졌다.
한미-한미일, 연쇄 해상훈련 .. 北, 자극했나? 북한의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한미 연합해상훈련이 끝나자 감행됐다. 북한은 훈련이 끝나길 기다렸다는 듯이 지난 5월17일 석탄일을 낀 사흘 연휴기간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북한의 위협으로 격상된 대비태세에 따른 피로를 연휴기간 조금이나 풀어보려 했던 한미 양국 군 관계자들을‘골탕’ 먹이려는 수작이 분명했다.
한미 군 당국은 5월13~14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호(9만7천t급)가 참여하는 가운데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 니미츠호와 항모항공여단(CVW), 항모타격단(CSG), 이지 스 구축함인 몸센·프레블함, 미사일 순양함 프린스턴함 등 니미츠 항모강습단이 이번 훈련에 참여 했다. 우리 해군 전력으로는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천600t급)과 4천200t급 구축함인 충무공이순 신함(DDH-Ⅱ) 등이 참가했다.
니미츠호는 동해상에서 항공전력을 출격시키는 항모강습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 공모함은 길이 332ｍ, 너비 76ｍ인 축구장 3배 넓이의 비행갑판을 갖추고 있으며 슈퍼 호넷 전투기 (F/A-18E/F)와 조기 경보기(호크아이 2,000), 전자 전투기(EA-6B), 공격용 헬기 등 항공기 68대 를 탑재하고 있다.
이번 해상훈련은 매년 실시하는 통상적인 방어훈련으로 훈련지역도 포항 이남 해상이라고 국방부 는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 일본은 5월15일 제주 동남쪽(일본 규슈 서쪽) 공해상에서 비공개 해 상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그날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실시된 훈련은 인도적 목적의 수색·구조 훈련(SAREX)이었다고 국방부는 강조했다.
지난 2011년부터 연례적으로 진행되는 이 훈련에는 우리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한국형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 미국 측은 니미츠호 항공모함강습단에 소속된 이지스 구축함 2척이 참가했 다. 일본은 해상자위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아시가라함(7천700t급), 호위함 아키즈키함(4천200t급) 이 참여했다.
훈련은 민간 선박이 공해상에서 조난당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으며 3국 함정들은 각각 부여된 임무에 따라 기동하면서 수색·구조 활동을 펼쳤다. 3국은 지난해에도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훈련을 실시했다.
한미일연합훈련,“ 시기적으로좋지않다”논란도한미일의 인도적 수색구조훈련이 실시되자 일각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일본 정치인들의 '과거사 도발' 와중에 벌어졌다며 시기를 문제 삼았다. 매년 실시하는 인도적 차원의 수색·구기지를 시찰하면서 관동군 세균부대인‘731부대’를 연상시키는 글씨(동체에‘731’)가 쓰인 항공기에 앉은 사진을 촬영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군은 올해 한미 일 훈련 참여 여부를 검토하다가 미국의 요청을 받고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에 참여 하기로 한 이후에도 정치적 논란을 의식, 훈련계획의 언론 공개를 꺼렸다.
미 7함대와 일본 해상자위대도 이번 훈련 관련 보도자료를 사전에 배포할 계획이었지만‘로우키’ (low-key)를 유지키로 한 당초 약속에 어긋난다는 우리 군의 항의를 받고 배포 계획을 철회한 것으 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SAREX 훈련이 정치적인 문제로 중단되곤 한다면 앞 으로 군사훈련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고 반박했다.
북, 항모참여연합훈련비난.“. 우는아이젖달라는식” 북한은 미국 항공모함이 참여한 연합훈련이 있을 때마다 비난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 한의 이런 행동을“우는 아아 젖 달라고 보채는 식”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미가 동해상에서 훈련한 당일인 5월13일에도 각종 매체를 동원해“북침훈련”이라고 허위 주장 을 펼치며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도발은 누가 하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 해 항공모함 니미츠호의 해상훈련 등을 언급하고“조선반도(한반도) 긴장격화의 주범, 핵전쟁 도발 의 장본인들이 아직도 우리의 도발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의 파렴치한 행위”라 고 비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같은 날‘긴장격화의 새로운 불씨’라는 논평에서 니미츠호와 관련해 “우리는 지금 내외호전광들의 무분별한 군사적 모험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며“만일 우리의 의 지를 오판하고 감히 불질을 해댄다면 그 후과(결과)는 실로 비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동신문은‘조금도 가셔지지 않은 북침화약대’라는 제목의 다른 글에선“'독수리' 합동군사연습 이 끝난 시점에 와서 또다시 핵잠수함은 물론 항공모함타격집단까지 동원하여 북침합동군사연습을 벌리는 것은 매우 위험천만한 사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 발사체는 300mm 방사포?
북한은 연합훈련에 대해 이처럼 상투적인 수법으로 비난 전을 펼치면서 뒤로는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3차 핵실험 직전인 2월 10일에도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을 발사했고 3월15일에도 KN-02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쏘기도 했다. 군 일각에서는 5월 18~19일 발사한 발사체가 대구경 로켓의 일종인 300mm 방사포일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만약 이 발사체가 300mm 방사포가 맞는다면 북한은 사거리 120km의 신형 방사포 를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것이기 때문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황해도 지역에서 발사할 경우 평택을 축선으로 한 중부지역이 모두 타격권에 들기 때문이다. 더욱 이 방사포는 이동식 발사차량에 실린 여러 개의 발사관이 딸린 발사대에서 기습, 대량 발사가 가능 하기 때문에 우리 군에게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가 구경 300㎜ 방사포일 가능성에 대해 북한은 대구경 로 켓을 실전 배치하는 단계에 있지 않고 개발 중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구경 로켓의 경우 중 국이나 러시아는 개발 중이거나 일부 개발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북한도 같은 기술을 공유할 가능성 이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107㎜, 122㎜, 240㎜ 등 세 종류의 방사포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의 기술을 도입 한 것으로 보이는 300㎜ 이상 대구경 방사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정황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 북한은 수년간 진행해온 240㎜ 방사포 개량 작업을 일부 성공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로 개 발된 포는 기존 240㎜ 방사포의 사거리(60㎞)를 2배 이상 늘린 것이라고 한다.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장사정포 가운데 하나인 240㎜ 방사포는 12개 발사관인‘M-1985’와 22개 발사관인‘M- 1991’두 종류가 있다. M-1991을 개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은 240㎜ 방사포를 개량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300㎜ 방사포탄을 수입, 평안도 지역 서해안에 서 수년간 발사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항하는 우리 군의 무기로는 에이태킴스(ATACMS)라 불리는 다연장로켓(MLRS)차량 발사 방식의 지대지 미사일이 꼽힌다. 차량에 탑재된 MLRS 발사대에서 쏘기 때문에 기동성과 은닉성이 뛰어나며 사거리는 약 165㎞다. 추진체를 추가 장착한 개량형은 사거리가 약 300㎞에 이른다. 미사 일 1기에는 900여 발의 자탄이 들어가 있어 축구장 4배 면적을 파괴할 만큼 화력이 강력한 무기다. 한미 연합자산 사각지대 있나?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의 기종을 즉각 탐지하지 못하자 연합자산에 사각지대가 있 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또는 대구경 로켓을 발사할 때는 레이더로 가장 먼저 궤적을 추적하게 된다. 지상에 배치된 레이더가 발사체의 궤적을 추적하면 해당 데이터를 가지고 정보분석요원들이 고 도와 속도, 각도, 사거리 등을 파악하게 된다. 보통 단거리 미사일은 발사대를 떠나면 거의 직선으로 날아가고, 대구경 로켓은 약간의 포물선 궤 적으로 그리며 날아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미사일은 자체 추진력을 갖기 때문에 곧바로 날아가는 반면, 대구경 로켓은 지상에서 발사되는 관성에 의해 날아가기 때문에 멀리 날려 보내기 위해는 포 물선 궤적을 그린다는 것이다. 단거리 미사일과 대구경 로켓의 이동식 발사대는 규모가 적고 빨리 이동하고 은폐하기가 쉽기 때 문에 미국의 정찰위성이 포착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장거리미사일은 액체연료를 사용하고 발사전 연료 주입 등 준비하는 데 20~30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사전 포착하기 쉽지만 단거리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해 열추적이 쉽지 않다고 한다. 미군 당국자들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KN-02 계열의 단거리 미사일의 이름을‘독사’로 명명한 것도 여 간 골치 아픈 존재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한반도를 지나는 미국의 정찰위성도 24시간 전 지역을 감시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정지궤도 위성을 제외하고는 위성 1기가 하루에 3~4시간 가량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 한은 미국의 정찰 위성이 한반도를 지나는 시간대를 파악하기 위해 역정보를 흘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은 오는 2020년까지 북한의 모든 지역을 감시할 수 있는 군사위성을 발사한다 는 계획이다. 정지궤도 위성을 도입해 한반도 상공에서 북한의 주요 시설을 감시한다는 것이다. 정 지궤도 위성은 지구의 자전속도와 같은 속도로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이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4월28일 참모회의를 열고 2020년까지 군사위성을 발사하는 사업계 획에 대한 긴급소요 결정을 내렸다. 군이 계획하는 군사위성 사업에는 2천400억여원이 투입될 것으 로 알려졌다.
군은 작년 5월 발사한 아리랑 3호의 정보를 받고 있지만 아리랑 3호는 한반도 상공을 하루에 3회 정도만 접근 가능해 북한을 24시간 감시할 수 없고 정밀도가 낮아 군사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 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