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은 우리 정부가 천인공노할 만행(蠻行)인 북한의 천안함폭침사건과 관련하여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정상적인 남북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내린, ‘5.24조치’가 이루어진지 만 3년이 되는 날이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무고한 46명의 꽃다운 열혈청년 전사(戰士)들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간 반인륜적
인 북한당국의 처사를 규탄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국민들의 여론을 결집하
여, 남북교류협력과 관련된 인적-물적 교류를 잠정적으로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하였다.
이 조치의 주요 내용으로는 우선 북한 선박의 한국해역내 운항의 전면적 불허를 비롯하여 당시 직
간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던 남북교역의 중단, 우리 국민의 북한방문 불허, 북한에 대한 신규투자
금지, 대북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이었다. 이 때문에 한 때 연간 10억달러를 웃돌던 남북간의 교
역량은 급감(急減)하기 시작하였고, 개성공단 한 곳만 예외로 되었을 정도로 남북간의 교류협력은
전면적으로 중단되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런 조치를 취하면서도, 당시 북한내에 있던 취약계
층, 즉 영유아나 임산부, 노약자 등을 대상으로 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예외로 한다는 방침을 밝힘
으로써 내외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북한내에는 당과 국가로부터의 배급이 전면적으로 끊긴 상황에서 이들 취약
계층이 하루에도 수십명씩 제대로 먹지 못하고 치료받지 못해 죽어간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
기 때문이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이렇듯 인도적 차원의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무고
한 전사들의 목숨을 앗아간 주범(主犯)인 북한당국이 반인륜적인 범죄행위에 대해 시인하고 사과하
기는커녕“도적이 매를 드는 것”과 적반하장(賊反荷杖)적 논리를 주장하였는가 하면, 심지어는 그해
11월 연평도포격사건과 같은 군사적 도발을 또다시 저질렀다는 점에 있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미
국, 호주, 영국, 스웨덴 등 전세계의‘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을 초치하여 1개월여에 걸친 정밀조사를




통해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의한 폭침사건이라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은 철면피하게도 이런 조사결과를 애써 부정하면서 진상조사단을 파견한다,
“미제국주의와 야합하여 남조선당국이 자작극을 연출한 것이다”라는 말도안되는 논리와 주장을 펴면서 자신의천인공노할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감추기에 급급하였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북한 당국은 졸지에 아들과 오빠, 남동생을 잃은 천안함 전사 가족들의 오열과 통곡을
위로하기는커녕 그해 11월에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연평도에 포격을가하여 20여명의 사상자를 발생하게하였던 것이다.

이렇듯 북한당국은 인간으로서는 차마 하기 어려운, 아니결코 해서는 안될 반인륜적 만행을 스스럼없이 자행하면서도, 언제나 그 책임은 우리 정부당국에 전가(轉嫁)하는파렴치한 행태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전세계국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북한당국의 극악무도한 행태를 준열하게규탄해 나섰으며, 심지어 북한이 맹방으로 의지하고 있던 중국의 지식인들조차도 이런 범죄행위를 비판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앞에서도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되지도 않는 논리와 억지춘향식의 주장”을 들이대면서 자신의 천인공노할 범죄행위를 전면적으로 부정해 나섬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점점 외톨이로 되었다.

이런 북한당국의 파렴치한 행태는 날이 갈수록 그 도(度)를 더해 가는 가운데 2011년 12월에는 그
주범인 김정일이 천벌을 받아 급사(急死)를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그
대를 이어받은 김정은은 아버지인 김정일의 죄과(罪科)를 시인하고 사죄하기는커녕 마치“하룻강아

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덤벼드는 것”과 같이 한국에 대한 다분히 도발적이고 원색적 비난을 쏟아 냈
다.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김정은은 자신의 아버지인 김정일의 유훈이‘선군정치’라고 강변하
면서 지난 해 12월에는‘광명성 3호’2호기를 발사하였고, 지난 2월에는 전세계 국가들이 그토록 우
려하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제3차 핵실험을 단행하였다.
이 때문에 전세계 국가들은 건전한 상식과 이성을 가지고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이런 반평화적
인 행위를 자행한 김정은을 그대로 놔두어서는 안되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
회에서의 대북 제재 결의 제2,087호, 2,094호를 채택하였다. 그리고 이런 결의를 통해 북한의 철없
는 지도자 김정은이 또다시 전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는 행위를 자행하지 않도록 서로 힘을 합
하여 압박과 제재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는 것이 바로 작금의 현실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동안 북한의 정책과 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하고 지지해 왔던 중국도 합세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김정은정권의 처지는 백척간두(百尺竿頭)에 놓인 것과 같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있다. 여기에 더하여 지난 4월 북한당국이 일방적으로 취한 개성공업지구의 차단조치는 그나마 매
년 1억달러 정도의 외화를 벌어들였던 창구를 스스로 차던지는 악수(惡手)로 작용하였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의 외화난은 더더욱 경색되어 자칫하면 김정은정권의 목줄을 죌 정도로 심각
한 국면에 봉착하게 되었다.
특히 북한당국이 내심으로 은근하게 기대하고 있는 우리 박근혜정부로부터 지원과 원조 역시 북
한당국이 5.24조치를 취하게 한 원인을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차원에서 내놓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보여지고 있다. 즉 박대통령이‘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서 밝힌 바와 같이 북한당국이 우
리나라와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진정성’을 보여야만 하는데, 현재 북한당국이 나타내고 있는 입장
과 태도는 이와는 매우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각급 언론매체를 통해 박대통령에 대해




“독기어린 치마바람, 청와대의 안주인”등과 같이 비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서울불바다, 쑥대밭, 핵포격”등과 같이 위협,공갈을 일삼고 있다.

이 때문에 고장난명(孤掌難鳴), 즉“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처럼 아무리 우리 정부가 선의(善意)를 가지고 북한과 대화를 하려 하여도 북한당국에 의해그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내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렵게 보인다.

이런 가운데박대통령은 지난 5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지만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겠다”고 말하면서“북한이 지금이라도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올바른 길을 간다면 지원도 하고 협력하여공동번영의 길로 나가겠다”고 역설하였다. 이는 곧 북한당국이 전세계적 조류이자 시대적 요청인 화해와 협력,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서는 것만이 가장 최선의 대안이자 선택이라는 권고와 충고의 말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우리는 북한당국이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외톨이로 되면서 손가락질을 받지 않
고 동족인 우리나라와 공존공영(共存共榮)할 수 있게 되어, 더 이상 대다수 주민들이“굶주림과 질
병”에 고통받지 않기를 기대한다. 이러자면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범죄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시인, 사과하고 똑같은 범죄행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국가차원의 진정성 있고 책임 있는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자신의 범죄행위를 애써 부인하는 가운
데 그 책임을 우리측에 전가하면서, 전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
험을 또다시 자행한다면 정권자체의 존망조차도 결코 유지하기가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정부에 의해 취해진 대북‘5.24조치’3주년에 즈음하여 국민 모두가 한결같이
바라는 기대임과 동시에 북한당국의 체제유지와 안정에도 큰 보탬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최적의 대안
이자 방책이라 생각된다.
더 이상 늦기 전에 돌아가는 세계정세의 흐름과 국제관계의 추세를 올바로 인식하고 현명한 판단
을 내려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