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강
대한민국예비역영관장교연합회 회장
예비역 육군 대령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6,000여 명의 예비역영관장교연합회 회원 일동은 제주4·3사건에 대한 정부의 진상보고서의 문제점과 제주4·3평화기념관 전시물들의 역사왜곡에 대하여 2009년부터 지금까지 정부요로에 시정을 요구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소리 높여 외쳐왔다.
왜냐하면 역사란 우리의 선배들이 살아온 과거의 일들이기에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알려야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웬 말입니까?“영상을 보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죄없는 사람들을 총으로 사살하고 너무 잔인하고 분하다.” “광주에만 5·18이 있는 줄 알았는데 제주도에도 이런 것이 있는 줄 몰랐다.”“6·25보다 잔혹한 제주4·3사건 좀 더 알려져야 할 필요성을 느끼며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이것이 제주4·3평화기념관 견학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의 소감문의 일부다.
이는 왜 우리가 제주4·3사건의 역사왜곡을 바로잡아야 하는가를 너무나도 극명하게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확인해 본 결과 이 기념관에는 1년에 22만 여명이 관람을 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이미 250만 여명이 관람을 한 셈이다. 그런데 관람을 하고나온 국민들이 반감과 분노를 안고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앞으로 그들의 마음속에 국가에 대한 애국심과 조국에 대한 자긍심이 생겨날까? 국가를 원망하고 정부를 불신하는 마음이 앞선다면 국가의 미래가 심히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 사업을 정부가 주도해서 380억 원의 국민혈세를 들여 만들고 이를 관리하고 있으면서도 역사왜곡문제를 시정하지 않는데 있다.
우리 영관연합회 회원들은 제주4·3사건을 겪은 체험자이고 현대사의 산 증인들이다. 우리들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우리가 죽기 전에 왜곡된 역사를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다.

제주 4.3 평화기념관


제주4·3사건에 대한 우리들의 견해

제주4·3사건은 6·25 다음가는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현대사의 가슴 아픈 역사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제주4·3사건이란? 해방이후 건국준비과정에서 1948년 4월 3일 새벽에 남로당 제주도당이 5·10제헌의원선거를 파탄시키고 대한민국 건국을 저지하기위하여 곳곳에서 지서를 습격하고 선거종사자와 우익인사를 살해하는 등 무장폭동이 일어나자 이들 무장대를 토벌하는 과정에서 많은 인명피해와 함께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제주 4·3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사건과 관련된 희생자와 그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주기 위한 활동에 착수하게 되고 2000년 1월 12일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 공포하게 되었다.
이 특별법에 따라 2000년 8월 28일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위원장 고건 총리)가 출범했고 위원회는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을 위해 2001년 1월 17일 제주 4·3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단장 박원순 변호사)을 발족했으며 기획단 산하에 진상조사팀(팀장 양조훈, 수석전문위원)을 편성했다. 이들 진상조사위원회의 3여년에 걸친 활동 끝에 2003년 10월 15일 진상조사보고서가 최종 확정되었다.
그러나 600여 페이지가 넘는 진상보고서에는 제주 4·3사건의 성격이나 역사적 평가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보고서 서문에 위원장인 고건총리는“이 진상보고서는 제주4·3특별법의 목적에 따라 사건의


제주 4.3평화기념관 견학소감문


진상규명과 희생자, 유가족들의 명예회복에 중점을 두어 작성되었으며 4·3사건 전체에 대한 성격이나 역사적 평가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후세 史家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는 정부차원에서 구성된 위원회가 역사의 진실여부를 규명하면서 가장 중요한 성격 규명을 하지 않고 후세 史家들에게 돌린 것은 책임회피요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
이와 같이 정부의 보고서는 미완의 문서이며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편향 된 결과물에 불과하다. 정부가 보고서를 쓰려면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부의 정체성에 따라 사건을 민주주의시각에서 공정하게 기술했어야 하는데 이 보고서는 좌익측 시각에서 사건을 분석하고 기술하여 사건의 진상규명은 외면한 채 4·3사망자들을 희생자로 만들어서 이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는데 만 급급하였다.
그리고 조사위원회는 4·3사망자 전원을 희생자로 만들기 위해 사건을 일으킨 남로당측의 잘못은 축소하고 4·3사건이 정부측의 잘못에 대한 민중봉기라고 하면서 정부 명령에 따라 이들을 진압한 군이나 경찰 등의 잘못을 부각시켜 군경을 무자비한 학살자로 매도하였다.
또한 사건을 주도한 남로당측이 먼저 주민학살을 저질렀고 잔인하게 사람을 죽였는데도 이를 지적하지 않고 군·경측의 주민살상 사례만 반복적으로 소개하여 부각시킴으로서 이 사건을 민중봉기로 둔갑시켜 4·3사건으로 사망한자를 모두 희생자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다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진상보고서를 근거로 만들어진 제주4·3평화기념관 전시물들은 보고서 내용을 압축 요약하는 과정에서 더욱 왜곡, 날조, 과장이 심해졌으며 4·3사건과 관련 없는 내용까지 전시함으로써 오히려 정부와의 불신을 조장하고 명령에 따라 작전에 임한 죄 없는 군과 경찰을 무자비한 학살자로 내몰았다.
따라서 우리는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제주4·3사건의 역사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 국회, 관련기관, 단체 등에 수 없이 시정을 요구하였으며 심지어 70~80세의 노구를 이끌고 거리로 나가 국민들을 상대로 캠페인까지 벌이고 감사원에 공익감사까지 청구하였으나 시정은 커녕 아직도 제주4.3평화기념관에는 왜곡된 역사의 사실들이 진실인양 전시되어 관람객을 맞이 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수가 없다.


지역주민을 총살하라는 지령을 정부가 내렸다고 전시하고있다.



2011년 5월 영관연합회 회원들이 제주 평화기념관을 방문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제주4·3사건의 역사왜곡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했다.

첫째: 정부, 국회, 관련기관 및 단체에 건의서 및 탄원서 발송
2009년 3월 5일부터 3박 4일간 제주4·3평회기념관을 1차 방문하면서 발견된 문제점들을 종합 분석하여 자료를 만들고 수많은 단체 중 처음으로 3월 18일 제주4·3사건의 역사왜곡을 알리는“우리들의 입장”을 정리하여 관련부서와 단체는 물론 전 언론사 등에 보냈다. 이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년간 정부기관, 국회, 정당, 제주도, 관련기관 및 단체 등 보낼만한 곳은 모두 찾아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호소하였다. 그러나 성의 있는 답변은 찾아 볼 수가 없었으며 국방부만“우리의 입장을 공감 한다"는 답신이 왔다. 그리고 제주도나 4·3위원회는“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조성된 전시물이니 문제가 없다.”“내용을 수정하려면 별도의 법률개정을 거쳐 야 한다.”는 등 원론적인 답신만 보내왔다. 심지어 청와대, 국무총리실, 안전행정부마저 민원을 해당소관부서로 이첩하고 책임을 전가하면서 소극적으로 조치하였으며, 정치권에서는 묵살하고 아예 회신조차 보내지 않았다.
이를 참다못한 우리는 2012년 10월 8일 재향군인의날을 맞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향군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하여 오찬을 베푸는 자리에서 본인이 발언권을 얻어 제주4·3사건의 역사왜곡을 지적하고 시정을 건의하였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둘째: 자비로 홍보물 만들어“역사 바로 알리기 캠페인”전개
2009년 3월 18일 제주도4·3사건 현장을 방문하면서 수집한 자료와 사진을 종합하여 홍보용 책자 5,000부를 자비로 만들어 관련기관과 단체에 배포하였으며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홍보책자 3만부 유인물 5만 여부를 발간하여“역사 바로 알리기 캠페인”에 활용하였다. 70~80노병들이 왜곡된“제주4·3사건 역사 바로 알리기”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혹한기 혹서기를 무릅쓰고 서울역, 고속터미널, 고속도로 휴게소,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면 어디든지 찾아다니며 책자와 유인물을 나누어 주면서 눈물겹게 시정을 호소하였다. 지난 5월 14일에는 제주4·3평화기념관 앞에서 40여명의 회원들이 결의문 낭독과 구호제창에 이어 제주시청과 제주대학에서 거리 캠페인을 벌인바 있다. 또 역사왜곡에 대한 요구가 시정되지 않자 2009년부터 4회에 걸쳐 회원 40~50명씩으로 단체를 구성 제주4·3평화기념관 현장을 방문하여 시정여부를 확인하고 또다시 시정을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반복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5년 동안 제주현장방문과 거리캠페인에 직접 참여한 회원은 30여 차례에 1,500여 명이 넘는다.


회원들이 노구를 이끌고 관련기관을 찾아 역사왜곡의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셋째: 언론을 통한 홍보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 영관연합회가 제주4·3사건의 역사왜곡을 시정하기위해 추진하는 모든 활동은 언론사에 보도 자료를 제공하고 보도를 요청하였으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일반 언론은 한건도 다루지 않았으며 향군보, 코나스, 종합경찰신문, 국방전우신문, 제주지방매체 등이 행사 사실위주로 보도하였다. 그중에는 우리의 우국충정과 애국심에서 출발한“역사 바로 알리기” 캠페인마저 비뚤어진 시각으로 왜곡 보도(2013.5.17일자)한 인터넷신문“뉴스타파”가 있어 이를 단호히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여 정정 보도(2013.7.4일자)를 받아내고 시정시킨 바 있다.
또 우리가 정부나 관련기관 및 단체에 충분히 시정을 촉구하고 호소도하였으나 납득할 만 한 답변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언론을 통해 국민 여론에 호소하고자 몇 개 매체를 접촉하였으나 민감한 사안 이라는 이유로 성사시키지 못하였음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넷째: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 및 대통령께 탄원서 발송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새로이 공익감사제도가 마련되었으니 이 제도를 활용하기로 하였다. 본회 임원들이 모여 꼼꼼히 자료를 재검토하고 649명의 서명지와 함께 관련 서류를 준비하여 지난 6월 28일 감사원 앞에서 30여 명의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제주4·3사건의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공익감사 청구서를 접수하였다.
그러나 2개월 반 만에 돌아온 답신은 아주 실망스러웠다. 감사원의 답변은“제주4·3평화기념관은 처참하게 살해된 수많은 제주도민을 추념하고 이를 집중 조명 하기위해 조성된 것으로서 모든 역사적 사실을 담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좌 또는 우의 시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 중략 - 따라서 이념적 판단과 역사적 판단의 문제는 감사대상으로 하기에 부적절하여 감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라고 통보해와 우리를 분노하게 했다.
자비로 홍보물을 만들어 캠페인 전개


감사원의“감사불가 통보”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우리들은 마지막 이라는 심정으로 지난 9월 25일 박근혜 대통령께 간곡히 시정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발송했으나 아직까지 답신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서를 접수하는 권오강 회장


다시한번 왜곡된 내용의 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 예비역영관장교연합회 회원 일동은 제주4·3사건관련 역사왜곡에 대하여 다시한번 강력히 시정을 촉구한다. 우리는 시정이 되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다.
이것은 4·3사건을 현장에서 직접 겪고 체험했던 우리마저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 다면 진실이 왜곡되고 거짓의 역사로 기록되어 그 폐해가 고스란히 우리 후세들에게 돌아갈 것이기에 그냥 넘어 갈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제주 4·3사건의 역사왜곡 실태와 진상을 정확히 파악하여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진상보고서를 수정 보완하려면 기존의 4·3특별법을 손대지 않고 시행령만 보완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게 하는 것이 역사적 순리이며 모든 계층간, 지역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대통합을 이루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우리 영관장교연합회는 두 차례에 걸쳐 제주4·3사건의 진상보고서와 평화기념관의 역사왜곡과 문제점에 대하여 본지(10월호, 11월호)를 통해 상세히 밝힌 바 있다. 우리는 개인이나 우리 단체의 이익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70~80세 노인들이 쌈지돈을 모아 자발적으로 나서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반평생을 오직 조국과 민족을 위해 충성을 다해왔던 우리들이 생애 마지막까지 국가에 봉사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순수한 우국충정이 반영되어 제주4·3의 역사가 올바로 기록되고 후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들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