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성(理性)적 판단과 감성(感性)적 판단 가. 일상 언어생활 “감성적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이성적으로도 판단해라!”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표현이다. 그 의미는 다들 짐작하는 대로다. 《이성적 판단》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취지는 누구나 이해하 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객관성·보편성》을 지닐 때 사용하는 단어라면, 반면에 《감성적 판단》이라 는 표현을 사용하는 취지는 다른 사람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데 너만 주장하는 《주관성·특수 성》을 지닐 때 사용하는 단어 정도 의미로 짐작 할 것이다. 나. 이성의 기능(function) 그렇다면 《객관성·보편성》을 추구하는 《이성 적 판단》을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왜 감성적 판 단을 지양(止揚)하고, 이성적 판단을 지향(志向) 하는가? 단순히 수학적 이성과 같이, 즉 감성이 배제된 채 수학문제 푸는 심리상태 그 자체를 목 적으로 이성적 판단을 하라고 하는 것은 아닐 것 이다. 그럼 왜 《이성적 판단》을 하여야 하는가? 이에 대해 『화이트 헤드』는 한마디로 『to live better』라고 그의 저서 『이성의 기능』에서 말하 고 있다. 즉, 이성적 판단을 하는 목적은 『to live better』, 즉 『더 잘 살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다. 군사법과 이성적 판단 이를 대한민국 헌법에 비추어 해석해 보면, 헌 법 제10조는 모든 인간에게는 존엄성이 인정되 고, 이를 바탕으로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고 선언하고 있다. 즉 대한민국 제10조의 관점 에서 이성적 판단을 하는 이유는 『더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런 해석에 이르 렀다면 《이성적 판단》은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모 두 『더 행복하기 위해서』 행하는 판단이라고 할 수 있고, 반면에 《감성적 판단》은 오로지 나만 『더 행복하기 위해서』 행하는 판단이라는 해석 도 가능하다. 지금 우리시대의 《이성적 판단》은 이성 그 자 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이성의 기능이 우리 모두가 더 행복하기 위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즉 분노(憤怒) 감정에서 발현된 언행이라도 우리 모두가 더 행복하기 위한 행동 이라면 그것은 《이성적 판단》으로 지향될 수 있 지만, 정의(正義) 감정에서 발현된 언행이라도 그 저 그 언행을 한 자나 그 소속된 집단만 더 행복 하기 위한 판단이라면 그것은 그저 《감성적 판 단》과 마찬가지로 지양되어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군법무관의 정의 감정의 발로에서 행 한 언행이라도 그저 저희들의 《감성적 판단》에 머물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그런 판단을 받 는 군인들이 집단으로 분노하고 이의 제기를 한 것이 오히려 군인 모두를 더 행복하기 위한 결 단이라면 그것은 《이성적 판단》으로 지향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군에서 《이성적 판단》 여 부는 군법무관들에게 독점되어 질 수 없는 것이 고, 그러기에 판단하는 자와 판단 받는 자의 상 호작용 속에서 군법무관은 겸손함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2. 군사법 이성과 정의감(正義感) 가. 정의감과 생명력 이성의 중요성을 감성을 배제한 수학적 이성 과 같은 판단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 성의 기능이 『to live better』, 『더 잘 살기 위해 서』, 『더 행복하기 위해서』에 있다는 전제를 인 정한다면, 군사법에서 정의감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지금 주변에 자연은 새싹을 틔우기 위해 많은 수분을 빨아들인다. 그래서 대기는 더 건조 해 진다. 새싹이 난 자리에 다시 새싹이 올라와, 즉 새로운 새싹이 기존의 새싹을 끊임없이 부정 하는 과정, 즉 이러한 끊임없는 자기 부정의 과 정을 거쳐 새싹이 줄기로 자라고, 거기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이러한 봄의 생명력은 어김없이 작년에 봤던 봄을, 10년 전에도 봤던 봄을 우리에게 보여준 다. 이러한 자연의 성실함(誠) 때문에 생명력은 이어진다. 그러나 인간은 호(好), 불호(不好) 감 정으로부터 자유롭기가 쉽지 않다. 그러기에 그 감정으로 인해 자연의 성실함(誠)을 유지하 기 힘들다. 자연에는 호, 불호가 없기에, 항상 스러운 생명력을 보여 줄 수 있는 반면에, 인간 은 호, 불호 감정에 갇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판단은 『to live better』, 『더 잘 살기 위해서』, 『더 행복하기 위해서』하는 판단이라고 착각하 기 쉽다. 결국은 군법무관이 정의감의 발로에 의한 판 단이라고 하는 것도 그 전제가 이미 호, 불호 감 정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고, 그러기에 단순히 정의감의 발로라는 그 자체만 으로 진정한 의미의 정의가 아니며, 우리 모두 『to live better』, 『더 잘 살기 위해서』, 『더 행복 하기 위해서』하는 판단이라면 그것은 모두를 살 리는 생의 정의감이지만, 특정 개인이나 특정 집 단만이 『to live better』, 『더 잘 살기 위해서』, 『더 행복하기 위해서』하는 판단이라면 그것은 그 특정인과 특정 조직만 행복하고 그 외 모두를 죽이는 사(死)의 정의감일 뿐이다.

나. 생(生)의 정의감과 군사력 사법고시에서 변호사시험 시스템으로 바뀌면 서 합격자 70%가 20대 중후반 “소년등과”하는 시대에 군법무관들은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본 인의 정의감이 생(生)의 정의감인가 사(死)의 정 의감인가를 겸손하게 살펴야 한다. 결국 정의감 도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고 그 『기능』이 중요 한 것이다.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이 합의한, 대 한민국 헌법 제10조에서 분명히 모든 국민에게 행복추구권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아도 그러하다. 정리하면 군사법 이성도 결국은 모든 군인이 더 행복하기 위한 판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 기에는 최대한 호, 불호 감정을 배제한 채 자연 의 성실함과 같이 인위적이지 않을 때 거기에 생 명력이 있을 수 있다. 군에서의 생명력, 그것이 바로 군사력의 요체인 것이고, 군인의 강한 생명 력에 강한 군사력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3. 군사법과 천지인(天地人) 관계론 가. 인간과 관계 그리고 행복 인간(人間)이라는 단어는 통상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나, 실은 인(人)과 간(間)의 합성어이다. 사람 인만으로도 충분히 “사람”의 의미로 사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에 간(間)을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과 인의 “관계”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즉 인이 인 다우려면 그 “관 계(關係)”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의미일 것이 다. 이는 사람은 혼자 사는 것보다는 사회를 만 들어 그 속에 사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즉, 대 부분의 사람은 혼자 사는 것보다는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사는 것이 더 행복하기 때문일 것 이다. 나. 시간, 공간, 인간 그리고 군사력 마찬가지로 시간도 시(時)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와 과거의 시 및 미래의 시의 “관계” 속에서 그 시의 참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 다. 이런 사고를 확장하면 공간도 마찬가지여서, 이렇게 시간, 공간, 인간이 “삼간(三間, 天地人)” 속에서 우리 삶의 의미와 역사의 의미가 해석되 어야 만이 정당한 해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더 행복한 길을 찾기 위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 이다. 특정한 시간, 특정한 장소, 특정한 사람(대 부분은 지휘관)에 매달려 그 사람의 호, 불호 감 정에 기인한 판단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마치 군 법무관들 자신의 정의감의 발로에 기한 판단이 라고 포장하여 행하는 판단은 정당한 해석이 될 수가 없다. 과거·현재·미래와의 시간 관계 속에서, 여기· 저기 다른 부대와의 장소 관계 속에서, 모시고 있는 지휘관 뿐만아니라 모든 부하와의 인간 관 계 속에서, 즉 특정 시기, 특정 장소에서 모신 특 정 지휘관에서부터 자유로운 그래서 그 해석에 성실함을 담보할 때, 다시 말해서 보편적 가치추구하여 『거짓과의 타협』이 없을 때, 그것이야 말로 생의 정의감의 발로요 군에서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요체이며, 이로써 강한 군사력이 유지 될 수 있는 것이다. 4. 이제 끝으로 어떤 판단이 《이성적 판단》인 가 묻는다 가. 몇 백건의 징계와 방만한 조직과 인원 최소 5년 이상에서 최대 10년 전에 군인 또는 군무원의 음주운전이 적발되어 당시 기록에 민 간인 신분으로 처리되었다고 감사원 통보를 받 고 2019년 연말에서 2020년 연초까지 보고의무 위반이라고 육군은 몇 백 건을 무더기로 징계를 하였다.

이 사태는 이미 2014년에도 있었다. 이때에는 육군 외에 해군과 공군, 해병대에서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감사원이 지적하여 2019년 연말에 서 2020년 연초 징계에는 육군만 몇 백 건이 진 행이 되었다. 해군과 공군, 해병대는 그 사이 시 스템을 갖추었다. 육군에도 진급대상자들의 신 원조회 동의서를 기초로 민간에서 처벌받은 전 력을 형사사법정보망(KICS·킥스)을 통해 모두 조회 가능하고 그 진급이나 승진에 불이익을 충 분히 줄 수 있는 시스템과 시간과 기회와 인력이 충분히 있다. 그런데 이 시스템과 이 인력이 작 동되지 않은 것이다. 단순히 이 경우에만 작동되 지 않은 것이었을까? 통상 조직과 인원이 증대되면 필연적으로 방 만해진다. 그런 조직과 인원은 하나의 업무에서 만 방만한 것은 아닐터 업무 전체가 방만하다는 반증이라고 판단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소위 힘있고 잘나가는 조직과 인원들에게서 이런 현 상은 더 심각하고, 내부나 외부에서 견제와 책임 이 뒤따르지 않으니 도끼날은 무디어지고, 도끼 자루는 썩어가도 아무도 관심이 없고 눈치만 살 핀다. 이런 썩어빠진 도끼자루에 달려 있는 무디 어진 도끼날로 내리치는 군사법이 과연 군에 생 명력을 줄 수 있을까? 나. 군사법 적용과 꼰대질 그 징계결과도 부대마다 달라서 징계유예에 서 견책, 근신, 감봉, 정직, 강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처분이 이루어졌고, 이때 음주운전의 혈중알콜농도는 0.059~ 0.232%이고, 그 벌금 형은 100만~300만원 인데, 재미있는 예를 하 나 든다. 필자는 관련 소송을 40여 건 진행을 하여 그 징계 처분내용 중에 두 사건을 비교해 보면, A 사건은 혈중알콜농도는 0.127%이고, 그 벌금 형은 300만원 인데 『감봉 1월』의 경징계처분을 받은 반면, B사건은 혈중알콜농도는 0.110%로 낮고, 그 벌금형도 150만원으로 낮은데도 불구 하고 『강등』의 중징계처분을 받았다. 이는 이번 징계가 특별한 양정기준 없이 이루어졌다는 방증이다. 이런 엉터리 군사법 적용을 그대로 두고 “너는 10년 전이라도 음주운전을 했고, 이를 속이고 진급을 해 왔으니 징계시효 그런 거 필요없이 징계 받아야 해”라고 군사법을 적용하 면 이것이야 말로 생명력을 움츠려들게 하는 꼰 대질 아닌가?

이런 군사법 적용의 근본적인 원인이 특정 지 휘관의 호, 불호 감정에 부합하고자 마치 군법 무관들 자신의 정의감의 발로에 기한 판단인 것처럼 포장하여 판단하였기 때문이지는 않는 가? 호, 불호 감정을 배제한 채 시간, 공간, 인 간에 두루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 하지 않는 이런 군사법 적용이 군에 생명력을 줄 수 있는가? 다. 교학상장(敎學相長)에 대비되는 자체 만 든 송판상장(訟判相長) 최근 2주 사이에 관련 소송에서 1심에서 3건 의 무효판결과 항소심에서 1건의 취소판결을 받 았다. 그 과정에서 느낀바 많다. 그 중에서 교학 상장에 비유할 수 있는 상황적 설명을 위해 필자 가 자체 만들어 본 말이 송판상장이다. 교학상장 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가르침(敎)과 배움(學)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적인 관계이므로, 가르치는 자는 가르침을 통해 그 한계를 인식하 여 스스로 더 배움으로 나아가고, 배우는 자는 배움을 통해 길을 찾고 더 넓은 배움을 추구하니 서로의 발전을 도모한다(相長)는 의미일 것이다. 진정한 교학상장을 위해서는 가르치는 자가 권 위적이지 않아야 한다. 필자는 40여 건의 민간인 신분 음주운전 징 계 취소소송을 전국 각지 법원의 다양한 판사를 경험하면서 느낀 바는, 판사들 중 의외로 권위 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 는 점이다. 변호사의 주장을 통해 뭔가 배우려 는 자세는 전혀 볼 수 없고, 모든 법지식을 독점 하고 모든 법정의를 독점한 듯한 언행으로 판결 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그리고 기각으 로 패소한 판결문을 보면 신기하게도 그 판결의 내용이 법원과 판사가 다 다른데도 유사하였다 는 것이다. “너는 10년 전이라도 음주운전을 했 고, 이를 속이고 진급을 해 왔으니 징계시효 그 런 거 필요없이 징계 받아야 해.”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유독 한분의 판사님이 계셨다. 필자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주어 시원하게 무효판결을 한 것이다. “징계시효는 지켜져야 한다” 실은 이 분이 희 망 고문을 한 측면도 있다. 다른 판사 분들도 이 럴 줄 알았다. 이 무효 판결 이후 2번의 취소판 결은 있었으나 이는 강등이나 파면 등 그 정도 가 심하여 비례원칙 위반으로 취소한 것이지 필 자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이후 계 속 기각 판결이어서 참으로 암울하였다. 이후 필자의 사무실은 법원에 서면 폭탄을 제출했다. 우리 사무실 변호사 총 동원령을 내려 각자 작 성한 서면을 내도록 했다. 그중에 어느 주장이 라도 판사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 에서 그렇게 했다. 하루에 서면을 5개도 제출을 한 적도 있다. 당연 짜증을 내는 판사 분도 많았 다. 그러나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고 했던가 판사 분들 중에 우리의 주 장에 귀 기울이는 분들이 생겨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 주장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그 판사 분의 논리 로 무효 판결을 선고하기 시작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도 배우고, 기존에 대부분 기각 판 결 속에서 없던 논리로 판단을 했으니 그 과정에서 판사 분들 공부를 더 많이 하셨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느 낀 것이 바로, 소송(訟)을 제기하는 변호사나 판결(判)을 하는 판사나 그 소송 과정에서 서로 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지(相長), 재판 도 일방적인 관계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 점을 인식한 판사는 권위적인 인상을 주지 않았다. 라. 두 건의 승소 확정과 《이성적 판단》의 의미 관련 소송에서 이제까지 1건의 패소 확정 외 모두 진행 중이었는데, 2021. 5. 3.자로 2건의 승소확정을 받았다. 담당 군법무관이 1심에서 패소 후 항소 여부에 관하여 민간 법무부의 지 휘를 받는데, 결국 항소하지 않아 항소 기간 도 과로 2건의 승소확정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적 어도 이 2건의 승소확정이 된 사건에서는 누가 《이성적 판단》을 하였는지는 자명할 것이다. 이 는 단순하게 관련 징계 사건 자체에 대한 《이성 적 판단》 뿐만 아니라 진급관련 조직과 군법무 관 조직의 방만함에 대한 《이성적 판단》이기도 할 것이다. 필자와 같이 이런 생각에까지 미쳤다면 당연 히 방만한 조직과 시스템을 정비하여야 할 것이 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 먼저 관련 규정을 정비 해야 하고, 관련 인원에 대한 책임도 판단해 보 아야 할 것이다. 모두 『일』이다. 이제까지 없었던 『일』이다. 군법무관 수뇌부 입장에서는 생색도 나지 않는 『일』이다. 그리고 실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군에서 무소불위(無所不爲) 법무조직에 민간인에 불과한 필자가 『일』을 부여해 주는 것, 이것이 필자의 소임이고, 민주적인 통제의 기초 일 것이다. 이를 통해 진정한 무소불위, 즉 『자기 규율성』을 갖는 무소불위의 법무조직으로 『생명 력』을 얻을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궁극적으로 강한 군사력의 핵심 기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