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직시하고 새로운 대북정책을 모색해야


북한은 2022년 들어서 핵무력 중심의 국방력 강화 방침을 이어갔다. 2022년 북한은 다양한 사 거리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잦은 무기시험 등을 통 해 2021년 하반기에 비해 무력시위의 강도를 한 층 높였다. 더욱이 3월 24일 ICBM 시험발사까지 진행함으로써 약 4년 동안 유지해 오던 핵·ICBM 모라토리엄(moratorium)을 철회하였다. 2022년 9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 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이번 “핵무력정책법 법령 채택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우리 국가의 지위 는 불가역적이 됐다”라며, “우리가 먼저 핵포기, 비핵화를 하는 일은 없으며, 그를 위한 어떤 협 상도 그 공정에서 서로 맞바꿀 흥정물은 없다”라 고 선언했다. 북한은 9월 8일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 력 정책에 대하여(핵무력정책법)’를 최고인민회 의 법령으로 채택했다. 핵무력정책법은 총 11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임의의 조건과 환경 에서도 즉시에 집행할 수 있게 경상적인 동원태 세를 유지한다”라고 명시함으로써 평시부터 적 절한 핵태세를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 최고인민회의 법령 ‘핵무력정책법’은 “국무 위원장은 핵무기와 관련한 모든 결정권을 가진 다”(3조 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조선 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은 조선민주주의인 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의 유일적 지휘에 복종한 다”(3조 1항)라고 명기했다. 요컨대 ‘핵무기’ 관 련 결정권은 오직 김정은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한테만 있다는 것을 법으로 분명히 한 셈이다. 특기할 대목은 북한의 ‘핵무력정책법’이 ‘핵 선 제 불사용 원칙’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핵무력정책법’은 6조에서 ‘핵 무기의 사용조건’을 5가지로 상세하게 가술해 놓았다. ‘핵무기 사용조건’이 적잖이 포괄적일 뿐더러, 핵공격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사실상 ‘선제 핵 무기 사용’의 조건까지 적시해 놓았다. 아울러 “국가핵무력에 대한 지휘통제체제가 적대세력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 사전에 결정된 작 전방안에 따라 도발원점과 지휘부를 비롯한 적 대세력을 괴멸시키기위한 핵타격을 자동적으로 즉시에 단행한다”(3조 3항)라고 명시하고 있어 김정은 위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핵을 공격적으로 사용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핵국가라도 다른 핵무기 보유국 과 야합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 는 침략이나 공격행위에 가담”(5조 2항)하는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혀놨다. 미국과 군 사동맹을 맺고 정기적으로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등을 염두에 둔 조항으로 판단된다. 현재 미·중간의 3차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있 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사회 의 패권구도를 바꿔놓고 있다. 대한민국은 북한 의 핵·미사일 위협을 극복하고 한반도 통일을 이 루어 국민국가를 완성하여 세계의 중견국가 “글 로벌 코리아”로 발전하느냐, 아니면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하에 위장평화 속에서 분단국가로 계속 남아 있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불확실한 동북아 안보환경하에서 대한민국은 다양하고 갑작스런 선택의 딜레마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므로 한·미 동맹의 강화를 전제로 국가이익, 정체성, 국제규범 등에 근거하여 자신 만의 분명한 원칙들을 마련하고 지켜나갈 필요 가 있다. 아울러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이끌 어내기 위해서는 북핵문제와 남북대화를 분리하 는 ‘투트랙 정책’이 필요하며, 대북정책의 대상 도 김정은 독재체제 졍권과 북한 주민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국제사 회를 설득하여 제재의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한· 미 동맹으로 대응하고, 북한 주민 중심의 대북정 책 추진으로 남북협력과 북한 주민 변화를 최대 한 이끌어내야 하겠다. 새로운 대북정책은 지금까지 이행해온 관여정 책에 추가하여 확장정책과 봉쇄정책을 병행 추 진해야 하겠다. 관여정책은 외교·군사·경제·문 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교류확대를 통해 북한 변 화를 추동해 왔다. 이에 추가하여 자유민주주의 와 시장경제의 보편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확장 정책를 구사하고, 봉쇄정책을 통해 북한이 개혁 과 개방, 나아가 체제를 변환할 수밖에 없는 환 경을 조성해야하겠으며, 특히 국제사회와의 대 북제재 등에도 적극 동참해야한다. 그러므로 대북정책은 원칙에 의해서 당당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 원칙은 헌법적 가치의 추 구, 상호주의에 입각한 실용적 접근, 국제규범 준수 등이다. 우리 헌법에는 자유, 민주, 인권 등 의 가치가 포함돼어 있다. 아울러 상호주의에 입 각한 호혜의 남북관계가 정립돼어야 한다. 물론 상호주의는 남북관계 발전과 북한문제의 실질적 해결에 초점을 둔 실용적 접근이어야 한다. 그리 고 국제사회와의 공조와 연대를 통해 북한이 국 제규범을 준수하도록 하여 북한문제를 해결해나 가야 하겠다. 새로운 대북정책 기조는 북한 주민의 실질적 권익보호와 통일한국의 기반을 마련하는 토대가 되는데, 이를 위해 북한 정보화를 적극적으로 추 진하여야 한다. 북한 정보화는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세계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며, 자유(민주) 화의 기초를 마련해 준다. 이를 위해 북한 주민 들이 더 많은 외부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지원이 요구된다. 남북한 방송 동시개방, 대북방송의 활성화, 대북 전단금지법의 폐기 등 이 필요하며, 특히, 북한 정보화는 자유(민주)화 의 선행조치라는 점에서 다양한 정보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2023년 계묘년 새해는 ‘검은 토끼의 해'인 만 큼 웅크렸던 토끼가 더 멀리 뛰듯 도약(Rabbit Jump)하며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발전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