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인광학 정 인 대표이사와 감사를 맡고 부인 서매선 여사



국내에는 여러 방산업체가 있지만, 동인광학은 그 중에서도 혁신과 도전정신이 뛰어난 업체중 하나이다. 기존의 다른 업체가 다루지 않았던 도트사이트라는 분야에 도전해 결국 성과를 거둔 곳이기 때문이다.
흔히 총기의 조준경이라면 스코프, 즉 멀리 있는 물체를 보기 위한 망원 조준경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망원 조준경은 멀리 있는 것을 정밀하게 조준하는데는 편리하지만 조준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초점을 맞추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망원 조준경은 멀리 있는 적과 싸울 때에는 좋지만 매우 가까이 있는 적, 혹은 다수의 적과 신속하게 싸워야 할 때에는 상당히 불리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도트사이트다. 도트사이트는 LED 등의 광원을 이용, 빛을 특수 가공된 대물렌즈에 비춰 점처럼 보이게 한다. 이렇게 해서 렌즈에 비춰진 빛의 점을 표적에 놓고 조준하는 조준점으로 사용하는데, 이 점은 빛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의 점이지만 사수가 눈을 어디에 두더라도 조준점이 표적에 놓여만 있으면 조준이 이뤄지는 신기한 현상(이것을‘시차가 없다’고 표현한다)을 경험하게 된다. 기존의 가늠자-가늠쇠라면 가늠자-가늠쇠-표적-눈의 네 가지를 정렬시켜야 하지만 도트사이트는 조준점이 보이는 한 표적에 점만 놓으면 끝나며, 이 때문에 조준선 정렬도 필요가 없는데다 영점이 한 번 잡히면 사수가 누구이건 동일한 영점을 유지한다.
물론 도트사이트는 멀리 있는 적을 볼 수는 없다. 렌즈가 한 장 뿐이어서 맨눈으로 볼 때와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준은 훨씬 빠르다. 사수는 그저 렌즈 위의 점이 표적에 겹치게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율이 없으니 초점을 잡기 위해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는데다 두 눈을 뜨고 조준해도 되므로 주변상황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 또한 도트사이트는 최근 널리 사용되는 야간 투시장비와도 함께 사용할 수 있으므로 야간 전투능력을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원래 이런 종류의 광학 조준경은 특수한 일부 보직에만 지급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1980~90년대부터 이스라엘과 미국 등에서 일반 병사들에게도 지급하기 시작했고, 특히 2000년대에는 미군을 위시한 주요국 군대가 정규군 병사들의 표준 장비로 채택하면서 급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특히 도트사이트는 총기를 바꾸지 않고도 총기의 전투효율을 크게 높이는 장비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더더욱 각광받고 있다.
동인광학은 이런 도트사이트의 개발과 생산에서 국내 최고의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는 1995년에 설립되었으며 창업 초기에 민수용 광학장비를 생산, 수출하면서 개발과 제조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쌓인 경험을 토대로 2000년대 초부터 군수용 도트사이트의 개발과 생산을 시작했다.





불모지의 개척자 동인광학

사실 동인광학이 이 분야에 처음 뛰어든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국군에서 도트사이트나 총기용 광학장비에 대해 가진 인식은 결코 높지 못했다. 따라서 군에 채택될 가능성도 높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해외 수출 가능성도 낙관할 수 없었다. 이미 명성을 떨치는 해외 업체들을 상대로 도트사이트 분야의 신규 업체인 동인광학이 경쟁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동인광학은 도트사이트 시장의 잠재성을 믿고 묵묵히 제품 개발에 매진했으며 그 결과 제품의 품질과 신뢰성이 꾸준히 향상되면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정도에 도달했다. 이렇게 해서 이 회사는 2004년에 전문 군사용 도트사이트 T3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에 특수작전용 도트사이트인 ODL2, 2008년부터 기관총용 도트사이트인 DCL110, DCL120, DCL401등을 잇따라 세계최초로 내놓으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도트사이트 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동인광학은 타 업체와는 다른 장점을 살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도 했다. 기관총용 도트사이트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조준이 빠르고 사수의 주변 상황인식이 용이한 도트사이트는 기관총, 특히 헬기나 고속정등에 거치된 기관총에 매우 요긴한 조준장비다. 하지만 해외 업체들이 만든 도트사이트는 대부분이 개인화기용이라 시차 없이 쓸 수 있는 거리가 수십 미터에 불과한데, 기관총이라면 이 거리가 수백 미터는 되어야 의미가 있기 때문에 기관총에서의 도트사이트 사용은 늘 한계가 있었다.

동인 광학은 이 점에 주목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렌즈의 직경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렌즈 크기를 대책없이 키우기만 하면 왜곡이 생겨 제 기능을 못하며, 또 내구성을 감안하지 않고 크기를 키우기만 하면 대형렌즈는 쉽게 파손되기 때문이다. 동인광학은 렌즈 분야에서 그 동안 쌓은 노하우를 총동원, 기관총의 긴 사거리를 살릴 수 있으면서도 다른 문제점을 해결한 대형렌즈를 갖춘 DCL Series 도트사이트를 만들어 기관총용 도트사이트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로 자리잡게 되었다.

동인광학의 또 다른 혁신성은 도트사이트와레이저를 결합한 ODL2시리즈에서도 보여진다. 보통 도트사이트와 레이저 표적지시기는 따로 장비되게 마련이지만, ODL2는 도트사이트 하나에 레이저, 그것도 가시/비가시 레이저의 두 가지가 함께 장비된다. 레이저 표적지시기, 특히 야간투시경과 겸용하는 비가시 레이저와 도트사이트의 겸용은 지난 10년간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높은 실전 효용성을 가지고 있음이 입증된 상태다. 하지만 해외 업체들도 레이저와 도트사이트를 결합하는 시도는 일부만이 성공했고, 특히 두 종류의 레이저를 도트사이트에 함께 결합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동인광학은 이런 과제를 끊임없는 노력으로 해결했다. 경통이 따로 없는 개방형 도트사이트를 만들어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였고, 이렇게 절약한 무게와 부피를 활용해 레이저를 과감하게 결합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ODL2 시리즈 중 ODL2A는 우리 군 특수부대 및 해외 파병부대에 납품되어 사용되고 있다.







실적으로 보답받는 노력

이런 동인광학의 노력은 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기관총용 도트사이트는 미군 관계자들의 입회하에 벌어진 실사격 테스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통과했고, 미국은 물론 NATO국가나 중동 국가들에도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ISO9001:2000과 ISO14001:2004 등의 국제 인증도 통과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특전사, UDT/SEAL, 수도 기계화 사단등에서 여러 차례의 실사격 테스트를 모두 양호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도트사이트에만 동인광학이 혁신성을 드러낸 것이 아니다. 도트사이트를 총기에 장착하는데 필요한 레일 시스템 분야에서도 동인광학은 국내 최고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미국 및 NATO국가들은 군용 총기에 통일된 규격(MIL-STD-1913)의 레일, 일명‘피카티니 레일’을 장착, 어떤 총이라도 이 규격에 맞는 조준장치나 부가장치를 부착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현재 미국이나 NATO군 총기에 조준장치나 부가장치를 부착하려면 반드시 피카티니 레일 규격에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종류의 레일이 제대로 개발된 일도 없었고, 특히 국산 총기에 맞는 레일의 개발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수준의 각고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했다. 전례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인광학은 좌절하지 않고 연구개발에 꾸준한 투자를 했으며,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이제는 K1A 기관단총 및 K2 소총, MP5 기관단총 등 국내외에서 사용되는 개인화기 몇 종류를 위한 피카티니 규격 레일 시스템인 RAS(Rail Adaptor System)을 완성했다. 현재 국내에서 실제 총기용 레일을 개발-생산하는 업체는 동인광학 이외에도 있기는 하나 그 수준이 동인광학에 비해 떨어지며, 특히 검증이라는 측면에서 동인광학 RAS 만큼 국산 총기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친 체계는 없다. 실제로 K1A 기관단총용 레일은 이미 국내 일부 부대들에서 실제 운용이 이뤄지고 있다.





동인광학의 RAS는 총열덮개 부분과 상부 대부분에 걸쳐 적용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것은 기존 총기의 총열덮개를 대체하는 시스템으로, 상하좌우 어느 곳이라도 원하는 장비를 부착할 수 있다. 이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레일의 형태이기는 하지만 예산 문제, 혹은 총 자체의 구조적-형태적 문제로 인해 RAS의 형태를 띤 레일을 사용하기 힘든 총들을 위해 동인광학은 MIL-STD-1913규격에 호환되는 마운트(거치대)도 여러 종류의 총기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드디어 군에 정식납품

이처럼 남들이 도전하지 못한 분야에서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은 동인광학의 노력은 최근까지도 국내보다 국외에서 더 인정받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그 노력은 빛을 보기 시작했다. 작년 10월에는 방위산업체로 지정되었고, 그 뒤를 이어 마침내 동인광학이 오랫동안 노력해온 군에의 정식 납품이 결정되었다. 육군에서는 동인광학과 정식 계약을 맺어 향후 3년간 전군에 도트사이트를 제식 장비로 지급, K2소총 및 K1A 기관단총에 장착해 운용할 예정이다. 우리 군도 이제 도트사이트 대량 운용국가의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이미 납품되기 시작한 장비인 PVS11K는 군의 요구를 받아들여 만들어진 동인광학의 역작이다. 그 동안 도트사이트 개발에 쏟은 노하우를 총동원한 이 새로운 도트사이트는 국군의 K2 소총과 K1A 기관단총의 능력을 크게 높일 장비로, 이것을 장착해 사격하면 신속성은 최대 37%, 명중률은 최대 10%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야간 사격시에는 야간 투시장비와 결합, 100m에서 92%, 200m에서도 83.8%라는 경이적인 수준의 명중률이 가능해졌다, 이 장비의 도입으로 국군의 교전 능력은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되어 적에 대한 보다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동인광학은 남들이 뛰어들지 않던 분야인 총기용 광학 조준경이라는 분야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그런 고집이 국내 굴지의 조준경 전문 업체로서 자리잡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변함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특히 그 동안 보여온 자세 그대로 고객의 요구에 최대한 부응하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동인광학은 앞으로도 국내외 시장에서 혁신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더욱 선전할 것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