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방산 성과를 일컬어 “K방산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다. 그동 안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지만 러시아-우크라 이나 전쟁의 여파로 방산 수출 50여년 만에 세계 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 지난 7월 한국 방산 역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폴란드 에 현대로템 K2 전차 980대, 한화디펜스 K9 자 주포 670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경공격기 48대에 이르는 납품 기본계약을 체결 했다. 총 사업 규모는 28조 원 정도이며, 탄약이 나 부품 등 총 수출 규모는 40조 원에 이른다. 역대급 K방산수출의 지속 가능성 잘 알려진 대로 애초 폴란드는 차기 전차 후보 로 미국과 독일산을 유력 검토했다고 한다. 하지 만 올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하면서 안보상황이 급변했다. 폴란드는 우 크라이나에 전차, 자주포 등 주력 무기를 지원했

고, 이로 발생한 공백을 조속히 메워야 했다. 미 국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대대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서면서 “신속한 공급이 가 능하고, 세계 수준의 성능, 그리고 가격 경쟁력” 까지 갖춘 K방산의 장점이 발휘됐다. 예를 들면, 독일산 레오파르트 2A7 전차는 대당 약 200억 원으로 50대 생산에 대략 5년이나 소요된다. 반 면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절반 가격에 3년 만에 180대 납품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는 폴란드 군 비청과 K2 흑표 전차 및 K-9 자주포 수출을 위 한 57억6천만 달러(약 7조6천780억 원) 규모의 1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10월 19일 한 화디펜스와 현대로템은 각각 폴란드와 계약한 K-9PL 자주포와 K2 전차 납품을 시작하는 출고 식을 거행했다. 한화디펜스는 창원 1사업장에서 폴란드 수출 K-9PL 자주포 초도물량 24문을 폴 란드에 인도하는 출하식을 열었다. 폴란드의 긴 급 요청에 따라 지난 8월 1차 실행계약 체결 이 후 2개월 만에 폴란드로 납품할 K-9 자주포 24 문을 모두 전시했다. 이렇게 출고식이 열리고 있 는 가운데 한화디펜스는 바르샤바의 국방부 청 사에서 K239 다연장 로켓 천무 288문을 폴란드 군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60억 달러(약 8조5천 억원) 이상 규모이다. 또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소재한 현대로템 생 산공장에서 폴란드로 수출하는 K2 전차의 첫 출고를 기념하기 위한 ‘K2 전차 갭필러(Gap Filler) 출고식’을 개최했다. 갭필러는 군에서 구 형 전차와 차기 신규 전차 도입 시기 사이를 메 운다는 의미이다. 최근 차세대 전차 도입 계획 을 발표한 폴란드는 노후화된 구형 전차를 신속 하게 대체하기 위해 한국에서 생산되는 K2 전차 180대를 우선 인도받기로 결정했다. 이날 초도 출고되는 K2 전차는 총 10대로 나머지 전차 물 량은 향후 2025년까지 폴란드에 순차적으로 인 도될 예정이다. 폴란드 현지에 도착한 K2 전차 는 인수 검사 등을 거쳐 부대에 실전 배치된다. 그야말로 K방산수출의 호기를 맞았다. 올해 연 말까지 호주 레드백 장갑차(50억~75억 달러), 말레이시아 FA-50 경공격기(7억 달러), 이집트 K-2 전차(10억~20억 달러) 등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수주가 성공적으로 달성된다면 최대 200억 달러 규모의 방산 수출을 달성하게 된다. 이렇게 K방산수출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실제 우리 경 제에 방산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국산 고등훈련기(T-50) 한 대만 수출해도 자동 차 1500대, 잠수함 한 척을 수출하면 자동차 1만 대 이상을 수출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청에 따르면, 특히 K9자 주포 수출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2030년 까지 1조 원 이상과 일자리 창출 효과는 5천 개 이상의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방산기업의 매출 에서 국내 획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이르렀다. 지난해부터 수입이 수출을 앞질렀고, 수출 수주실적이 70억불 달러를 넘었다. 올해도 이런 방산수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내년부 터는 본격적으로 우리 한국 방산업체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될 것이다. 발빠른 “방위사업계약법” 제정의 의미 언론 보도에 의하면 올해 주요 방산기업 4개사 의 상반기 수주 잔고가 지난해 동기 대비 9조 3 천억 원이 늘어난 42조 6천억 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획득사업 규모 자체가 늘어난 것도 있겠지 만 대부분 수출 수주 확대에 기인한다. 부연하자 면 증가 추세에 있는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기업 들이 안정적인 경영 여건을 확보하게 되고, 투자 도 확대될 것이다. 이처럼 K방산수출이 더욱 탄 력을 받게 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질 수 있 도록 정부차원에서의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대비하고 대응해 야 할까? 방산수출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을 두고 현장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터”라고 부른다. 우 리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이유이다. 박정 희 전 대통령은 “정부가 최대한 육성, 지원하겠 다”고 약속하며 적극 독려했다. 자주 국방 기치 하에 미국제 소총을 역조립하며 시작했던 국내 방위산업은 한국산 잠수함, 초음속 전투기 등 첨 단 무기·장비 수출을 직접 설계·제작 등 수출 특수를 맞으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 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으로 방산 산업을 전략 산업화하고 방산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강 조했다.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등 빅4와 경쟁 하고, K방산 열풍을 지속하기 위해서 “퍼스트 무 버”(First Mover)로 탈바꿈하려면 선진국 수준의 방산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최근 러시아-우크라 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안보 지형변 화가 K방산 수출 기회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K방산수출 체계를 전략적으로 업그레 이드해야 한다. 주요 방산 선진국들처럼 규제 완 화 및 인식제고와 같은 방산혁신이 요구된다. 정 부차원에서 더욱 더 선제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세계 4위 방산 수출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서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혁신을 선도하고 이에 민간기업이 자율적으로 혁신할 수 있도록 선순환 적인 글로벌 수준의 방산 환경 조성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걸림돌이 ‘국가계약법’이다. 시 장경제 논리를 적용한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국 내 방위산업 기술력을 저해하는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최근 정부가 K방산의 수출 성과를 지속 적으로 지원하고 방위산업 수출 활성화를 위해 서 “방위사업계약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그 동안 방산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규제를 과 감히 개선하고 포괄적 수출전략의 목소리를 담 게 되는 것이다. 방위산업은 고도의 최첨단 무기 체계가요구되며, 쌍방 독과점적 특성과 규제 산 업적인 특성 이외에 대규모 투자와 고정비용 비 중이 높고, 기술집약적 산업이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서 방위사업청은 지난 10 월 16일 오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방위사 업계약에 관한 법률안(가칭)” 제정 공청회를 개 최했다. 엄동환 방사청장은 "그동안 국회, 방산 업계, 언론 등을 통해 방위사업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계약법 제정의 필요성이 요구됨에 따라 청에서 검토한 법률안을 업계와 관계기관에 설 명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 다. 즉 현 국가계약법으로는 방위사업 특수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하 앞서 강조한 대로 미래 첨단 무기체계의 도전적 연구개발을 저해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방위사업 계약에 관한 법률 제정이 시급한 것이다. 공개된 법률안의 핵심은 제6조(계약의 체결 등) ①항이다. 이 조항에는 ‘국가계약법 및 관계 법령 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계약의 종류·내용·방법, 낙 찰자 결정 및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 로 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최저가’ 위 주인 현행 국가계약법과 달리 ‘성능·기술력’ 중심 으로 낙찰자 결정 방식을 바꾸겠다는 뜻이다. K방 위산업 특수성을 고려한 이번 법안이 잘 제정되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적 방산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또 과도한 규 제와 통제로부터 방산업체가 “창의적 혁신”을 통 해서 K방산 특수가 지속돼야 한다. 궁극적으로 국 가 경제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 조성 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방산혁신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분명히 방위산업은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관련 산업분야에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서 효자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