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배 작가, 한림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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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崇禮門)이 5년 3개월 만에 복구되어 단아하고 웅장한 새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숭례문
은 1398년(태종7년)에 세워져 지난 600여 년간 크고 작은 보수공사는 있었지만 임진왜란, 병자호
란, 6.25전쟁에도 꿋꿋이 견디어왔다. 지난 2008년 2월 땅값보상에 불만을 품은 70대 노인의 방화
로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국보 1호가 불타 무너져 내렸다.
지난 5월4일 숭례문 복구기념식 축하행사에는‘미래 상생’이란 주제로 80여명의 국립국악관현악
단이 참석하여 4개 아리랑을 합창하고 강강술래로 끝을 맺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념사에서‘숭례
문의 부활은 단순한 문화제의 복구차원을 넘어 우리민족의 긍지를 되살리고 새로운 희망의 문, 새
시대의 문이 열릴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다. 그리고 새로 탄생한 숭례문은‘국민모두의 작품’이라
면서 기와 한 장, 단청하나에도 혼신의 노력을 담아 땀 흘리는 장인들과 대를 이어 길러온 소나무와
7억 원이 넘는 국민성금으로 이루어진 국민들의 사랑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복구사업에는 국비와 국민기탁금, 지자체 분담금 등 모두 276억 7천만 원의 예산과 연인원 3
만 5천여 명의 인력과 막대한 물량이 투입되었다. 그리고 중요 무형 문화재 신응수 대목장(大木匠)을
비롯하여 수많은 장인들의 노력으로 전기톱과 대패도 사용하지 않고, 돌 하나, 기와 한 장, 철물 하나도 조선조 고유전통 기법과 재료를 사용하였다.




일제 때 훼손되었던 좌우측 성벽까지 다시 쌓아서
조선시대 웅장했던 본래의 원형을 되찾았다. 우리의 얼과 전통이 담긴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정면
5칸, 측면 2칸, 중층 원각지붕 다포집을 비롯하여
아치형 홍예문(虹霓門) 천정의 용 문양 단청은 조
선시대 단청을 참고하였고, 용두와 잡상군은 서유
기에 등장한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손이 그려
져 있다. 숭례문 성곽은 서쪽으로 16m, 동쪽으로
53m로 총 69m이다. 원래 문루 양옆으로 8.6km
가량 이어졌던 서울 성곽이 1908년에 모두 철거
되었다.
숭례문은 조선시대 4대문의 하나였다. 조선시대 4대문을 인의예지(仁義禮智)로 나누어 동대문은
인(仁)을 중시한 흥인지문, 서대문은 의(義)를 중시한 돈의문으로, 남대문은 예를(禮) 숭상하는 숭례
문으로, 북대문은 지(智)를 숭상하는 숙정문으로 불렀다. 그 가운데 서대문은 1915년 일제 때 헐려
지금은 없다. 남대문의 예(禮)자는 5행의 불을 뜻하며 남쪽 관악산의 화기(火氣)로부터 경복궁을 보
호하기 위하여 현판도 종서(縱書)로 썼다고 한다. 조선시대 남대문은 밤 10시에 문을 닫고, 새벽 4시
에 열었으며, 문루에 종을 달아 시간을 알렸으며, 임금이 몸소 기우제와 기청제를 지내는 등 국가 주
요행사를 거행한 곳이다. 그리고 가뭄이 극심하면 양(陽)의 기운인 남대문을 닫고, 음(陰)의 기운인
북대문을 열었다 한다.
숭례문은 1962년 12월20일 국보 제1호로 지정되었으며, 서울 중구 세종대로 40(남대문로 4가 29)
에 위치해 있다. 매월 월요일을 제외한 09시부터 18시까지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정부에서는 숭례
문 복구를 기념하기위해 순도 99.9%의 은색 주화 500원짜리 (액면가 5만원) 3만개를 제작하였고,
기념우표 120만장을 발행하였다.
이번 숭례문의 복구로 잃었던 국민의 문화자존감을 회복하고 국민문화정신이 고양되는 큰 의의를
가진다. 선진국들은 문화재를 국가 핵심기반으로 지정화고 특별 재난방지체제를 갖추고 있다. 우리
도 숭례문 복구에 즈음하여 문화재 보존대책과 안전에 국민들의 관심을 높여야한다. 새로운 숭례문
도 열감지기, 스프링클러, CCTV 등을 갖추었지만 국민들도 문화재를 잘 보존해서 후대에 물려줄 책
임을 마음속에 새겨야한다.
문화재는 한낱 유물이 아니고 그자체가 살아 숨 쉬는 역사다. 높은 역사의식과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이번 숭례문의 복구로 문화유산의 가치와 전통을 지키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앞으로
어떠한 수난도 없이 찬란한 유산으로 오래오래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길 기원한다. 그리고 이번 숭
례문 복구에 직접 참여했던 장인들과 복구공사를 진두지휘했던 문화재청 숭례문 복구단과 공사를
맡았던 명헌기술(주) 관계관들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