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욱
법학박사
미8군 메릴랜드주립대학교
형사사법학과 교수


지속되는 미국내 무슬림 자생적 테러범죄,효율적 예방대책 시급

지난 7월 16일 아랍계 출신의 이민 2세로 밝혀진 ‘무하마드 유세프 압둘라지즈’가 미국 테네시주 차타누가 (Chattanooga) 시 소재 미 해병대 모병소와 미 해군 예비군지원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군인들에게 무차별 자동소총을 난사하여 미 해병과 해군 5명을 살해하고 또 다른 해병 1명과 출동한 차타누가시 경찰관 1명에게 각각 총상을 입히는 충격적인 총기테러사건을 자행했다. 총기난사범인 ‘압둘라지즈’는 현장에서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사살되었다.
미 언론과 연방수사국(FBI) 의 발표에 따르면 ‘압둘라지즈’는 쿠웨이트 태생으로 쿠웨이트 출신의 어머니와 팔레스타인 출신 아버지를 따라 차타누가 근교인 힉슨 (Hixson)으로 이민을 온 후 줄곧 그의 무슬림 가정에서 성장해 왔다. 그는 사건발생지역인 차타누가소재 테네시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으며 졸업후에는 오하이오주 소재 페리 핵발전소(Perry Nuclear Power Plant) 에 임시직으로 채용되었으나 얼마 후 퇴사했다. 압둘라지즈의 친구들에 의하면 그는 지난해 7개월간 요르단에 다녀온 뒤 부쩍 이스라엘의 가자지구폭격, 시리아 내전 등 중동문제와 관련해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압둘아지즈는 이후 온라인상으로 범행에 필요한 소총 3자루를 온라인상으로 구입했으며 매주 2, 3차례 사격연습까지 했다. 특히 이번 총격이 미군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이슬람 금식절기인 동시에 최대절기인 라마단이 끝나는 날에 발생한 만큼 FBI는 압둘아지즈와 국제테러단체인 IS (이슬람국가) 또는 알카에다와의 연계가능성을 분석, 조사 중이다. IS 등 국제테러단체들은 주로 라마단 기간 동안 세계 전역에 걸쳐 테러를 벌여 왔었다. 이에 따라 수사관들은 압둘라지즈의 중동 방문기간 중 IS 등 국제테러단체나극단주의성향의 개인들과의 직간접 접촉을 통해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변모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내 무슬림 이민자로 인한 군에 대한 테러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6월, ‘압둘하킴 무하메드’가 아칸소주 리틀록의 미군 모병소 앞에서 총기를 난사하여 병사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다쳤다. 범인인 ‘압둘하킴 무하메드’는 사건 발생 직후 고속도로에서 체포됐으며 그의 차안에는 2개의 폭발물가방이 있었다.

2009 년 11월 텍사스주 포트후드 미군기지에 근무하던 미 육군 정신과 군의관 ‘니달 핫산’ 소령이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미군 장병 12명과 민간인 1명 등 13명을 살해하고 32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핫산’은 사건 몇 달 전 예멘계 급진 이슬람교지도자인 ‘안와르 알-올라키’와 이메일을 주고 받았었던 것이 수사기관에 의해 밝혀졌다. 이 사건은 미국 내 군기지에서 발생한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2011년 6월에는 워싱톤주 시애틀 모병소에 침입하여 총기난사로 대량살상을 모의하던 30대 무슬림 ‘아부 칼리드 압둘 라티프’와 ‘왈리 무자히드’가 FBI의 함정수사에 걸려 체포됐다. 다행히 이 사건은 이들과 함께 테러를 모의했던 공범이 실행직전에 FBI에 자수하면서 대형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당초 공모자들은 씨애틀 근교에 있는 포트 루이스 육군기지를 공격하려고 했으나 영외시설에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경비보안이 취약한 군 모병센터로 목표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와같이 미국내 일부 무슬림 청년들에 의한 자생적 테러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함에 따라 테러전문가들은 미국내 무슬림 커뮤니티에 극단주의가 이미 광범위하게 전파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이들의 또 다른 테러음모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테러범죄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출입통제가 철저히 제한된 일반 군부대와는 달리 민간시설에 위치하여 여러 차례테러공격대상이 되어온 군 모병소의 방호대책도 시급하게 다루어져야 하겠다.
이런 미국내 테러사건은 최근 ‘막가파식’ 행태를 보이고 있는 북한이 우리에게 가할 지도 모를 테러가능성과 관련하여 결코 ‘강 건너 등불’과 같은, 남의 일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