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승 박사
본지 편집위원장
‘동북아교육문화진흥원’원장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초빙교수
seokseung333@hanmail.net


새해 벽두부터 휘몰아진 북한의 시대착오적인 반평화적 도발행위인 4차 핵실험이 ‘광명성’이라는 장거리 미사일발사로 국제적인 지탄과 비판을 받는 가운데 열악하기 그지 없는 인권문제도 김정은정권의 생존을 좌우하는 ‘아킬레스 건’으로 화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즉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김정은이반인도적 범죄와 관련해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북측에 통보할 것을 유엔에 공식요청(2월 15일, 현지시각)함으로써 북한인권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새해에 들어 북한당국의 반평화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핵, 미사일 등 도발행위와 함께 북한의 인권문제도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처럼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열악하기 그지 없는, 매우 심각한 인권유린문제는 그동안 북한당국의 철저한 은폐정책으로 인해 외부에 그 실상이 제대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이후 북한의 식량난 악화로 생존을 위해 중국 등으로 탈출하는 북 한주민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심각한 인권상황도 국제사회에 차츰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국내외의 인권기구들은 저 고대 로마시대에나 있을 법한 북한내 정치범수용소, 탈북여성 인신매매, 고문이나 공개처형 등 주요인권침해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잇따라 발간하여 왔으며,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연합에서도 ‘북한인권법’의 제정과 함께 유엔차원에서의 대북인권결의안 채택 등을 통해 북한의 인권문제는 북한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국제적인 관심사안으로 부각되게 되었다.

즉 유엔인권소위원회는 지금으로부터 19년전인 지난 1997년 처음으로 대북인권결의안을 채택한 이래 북한의 인권문제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개선촉구가 이루어지기시작하였으나, 북한당국은 이런 결의안을 애써 외면하면서 2004년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였는가 하면, 2006년 10월에는 핵실험까지 자행하였다.

이런 북한당국의 반평화적인 움직임을 목도한 국제사회에서는 더 이상 북한의 인권문제를 ‘강건너 등불’과 같이, 그저 팔짱을 끼고만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형성되었고, 특히 유엔에서는 2005년부터 매년 총회차원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을 지속적으로 채택하여 고문, 공개처형, 정치범수용소, 매춘, 영아살해 등 인권유린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그 개선책을 요구해 왔다.그런가 하면 지난 2014년부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인권문제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2005년의 짐바브웨,2006년의 미얀마에 이어 3번째를 기록하고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인권문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2004년과 2006년 ‘북한인권법’을 각각 국내법으로 제정하였으며, 유럽연합에서도 북한내 인권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독자적으로결의안을 채택하면서 구체적인 개선책 마련에 부심해 왔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북한당국은 마치 “도적이 매를 드는 것”처럼 이를 “체제전복을 위한정치적 음모이자 내정간섭”이라 극렬하게 비난하면서 인권유린실상에 대해 시인하고 사과하기는커녕 억지춘향식의 ‘문화상대주의’,즉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문화권에 속한 민족들과 개인들은 인간의 기본적 권리인 인권에 대해서도 다르고 이해하고 있다”는, 정말지나가는 소도 웃을 법한 억지주장이다.

이렇듯 북한당국은 가당치도 않은 논리를내세우는 가운데 그들 사회는 “인권문제가 전혀 없는 지상낙원임”을 표방하면서 “미제국주의자들이 세계패권을 위해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을 하고 압박과 제재를 가함으로써체제와 제도를 전복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지난 2014년 2월 총 372쪽으로 이루어져 있는 ‘북한인권보고서’를 발표하였는데, 그 내용은 북한의 내부실상에 관한 공식적이고도 적나라한 고발장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북한에서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차원에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자행되어 왔으며, 이는 곧 인도에 반하는 범죄에 해당하는 것이라 밝혔다.

특히 이 보고서에서는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수령 등 국가기관 및 개인의 인도적 범죄에 대한 형사책임 추궁의 필요성을 제기함으로써 김정은 등 북한의 지도층을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길 것을 권고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정의를 위한 상식적인 호소이자 양심의 선언, 바꿔 말하면 국제사회가 정식적으로북한정권의 체제변화를 요구하는, 그런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보고서가 채택된 이후인 지난 해 12월 유엔총회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인도주의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고 효과적인 제재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이통과되었고, 작년 1월 22일에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정식의제로 채택함으로써 향후 3년간 안보리에서 언제든지 북한인권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는 바,이는 곧 북한정권에 있어서는 핵, 미사일문제와 함께 견디기 매우 어려운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렇듯 북한의 “짐승만도 못한”, 열악한 인권상황은 그동안 탈북자 및 국내외 관련 전문가 및 연구기관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소개되어왔는 바,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주르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 해10월말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인데, 이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출신성분에 따른 차별과 적법절차를 무시한 처형, 자의적인 구금, 고문, 학대 등이 자행되고 있으며 정치범수용소 운영등을 통해 공포심을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50여 개국
에 파견되어 있는 5만여 명의 해외노동자들은 저임금뿐만 아니라 먹을 음식조차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고, 지역에 따라서는 하루 20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하고 있고, 1달에 겨우 1~2일만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외출은 전면적으로 금지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이 먹는 음식은 반찬 2~3가지에 빵 몇 조각으로 열악하기 그지 없으며, 보다 중요한 것은 현지 고용국가로부터 받는 임금의 거의 전액을 충성자금이나 애국자금 등 명목으로 빼앗겨, 정작 이들이 2~3년 힘든 일을 하고 귀국할 때는 생필품 몇 가지만을 사갈 정도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통일연구원이 지난 해 말 발간한 ‘2015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난 해까지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개처형된 주민은 무려 1천 382명에 달한다고 하며, 박선영 ‘물망초재단’의 이사장에 따르면 강제송환된 북한여성이 아이를 낳을 경우 인민군들이 산모가 보는 앞에서 아이를 죽인 후 냉동시켜 ‘인육캡슐’을 만들어 중국브로커에게 판매한다는, 정말 믿기지 않는 사실도 있다.
이런 믿을 수가 없을 정도로, 아니 상상을 초월하는 인권유린에 대한 개선책 내지는 해결책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권침해나 유린을 당하고 있는 당사자인 북한주민 스스로가 “자신의 존귀함”을 깨닫는 가운데 자신들을 “종과 개돼지”처럼 부리는 김정은의 폭압정치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금처럼 북한당국이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개선 내지 개선촉구노력을 애써 외면하는 가운데 내부체제 결속과 김정은 등 ‘김가정권’의 세습독재체제 유지에만 매달린다면, 백척간두의 처지에 놓인 북한정권은 멀지 않아 괴멸될 것이라는 점을 김정은이 심각하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에게 죽기살기로 덤벼든다”는 말처럼, 아니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는 말처럼 김정은 정권이 진실을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인민들을 지금처럼 계속 핍박하고 소돼지처럼 다룬다면, 이에 분노한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빨리 더욱 가열차게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김정은정권이 그나마 생존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개선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