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대한민국 성우회 회장

2016년도 동북아 안보환경의 급변
2016년 벽두부터 북한으로부터 거대한 안보의 도전으로 인하여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되고 있다. 2016년 1월 6일 북한은 4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이번의 핵실험은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그 놀라움이 가시기도 전인 2월 7일에는 제4차 광명성호 우주로켓(실상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여 다시 한 번 한반도 주변 국가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지난 10년간 6자 회담, 햇볕정책의 실패를 자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번만큼은 강력한 대북제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국제적 여론이 형성되었다.

정부에서는 기대하였던 중국이 소극적인 대북제재 태도로 일관함으로써, 이제는 우리가 앞장서서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고, 두 가지 조치를 취하였다. 첫째는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사드배치에 관하여 공식적으로 미국과 협상을 착수한 것이고, 둘째는 ‘개성공단 중단’을 통해,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으로 달러가 흘러들어가는 것을 먼저 차단하는 선제적인 조치를 단행함으로써, UN 회원국 및 한반도주변국들이 대북제재에 동참하도록 촉구하였다.

한·미간의 사드 배치에 대한 공식적인 협상이 진행되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사드는 유방(중국)을 겨누는 항우(미국)의 칼춤”1) 이란 표현을 쓰면서 강하게 항의하고, 한국에 대하여서도 위협 수준의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동북아에 “신 냉전체제가 형성된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은 중대한 위기북한은 소위 ‘신정체체’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국가의 재원이 이 체제를 유지하는데 집중적으로 투자되고 있다. 그들은 핵무기와 ICBM은 ‘신정체제’를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유일 수단으로 생각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신정국가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은 있을 수 없고, 오직 신(神)에 해당하는 김정은 만이 의사결정을 한다. 그러므로 언제든지 여건이 형성되면 그들이 공갈친 것으로 여겨졌던 ‘3년 내 무력통일’, ‘핵 타격’, ‘서울 불바다’, ‘단기 속결전(3일 전쟁)’ 등을 막가파식으로 감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적화 통일을 최종 목표로 핵무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들은 고지가 바로 눈앞에 다가온 것으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에 중대한 위기로 본다.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으면 북한은 핵무기를 절대로 남한에 대하여 사용하지 못 할 것이란 헛된 믿음을 가진 사람도 많다. 북한이 남한에 핵 공격을 한다면 미국이 즉각 핵무기로 보복 공격을 할 것이기 때문이란 응징보복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ICBM체제를 완성하고 핵탄두를 탑재하게 되면, 문제가 달라진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 본토를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 반격을 감수하면서 남한을 위하여 북한에 핵 보복 공격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북한이 미 본토에 대하여 핵 공격 능력을 갖추면,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증원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고,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남한에 핵폭탄을 투하 할 경우에도 미국은 보복을 자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정치권과 학계 일각에서 핵무장론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감행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북한이 추가적인 핵실험을 통해 미 본토에 대하여 핵 공격 능력을 갖추기 전에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결단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마음 놓고 한국을 농락할 수 있다. 국지도발과 테러를 감행해도 현재로서는 우리는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다. 또한 북한은 적화통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남 심리전을 통해 남남 갈등을 부추기는 분란전술을 계속 시행하고 있다.

우리의 현실
한 나라가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힘을 나타내는 다음과 같은 공식이 있다[P(힘) = W(의지) x S(전략) x C(능력)]. 이 공식을 남북한에 비교해보면 한미 연합작전 전력은 전략과 능력에 있어서는 월등히 우세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전쟁도 불사한다는 의지 면에서는 북한은 대단히 높은 반면, 현재 우리의 의지는 세대 간, 계층 간, 정당 간 국론의 분열로 인해 “0 ”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2) 한·미연합 전략과 능력은 아무리 우세하더라도 전투력은 우리가 전쟁을 두려워하여 아무런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전쟁불사의 결의가 없는 한, 제로가 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일전불사(一戰不辭)의 결의인 것이다. 이런 결의는 군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결의가 되어야 한다.

이에 대하여 영국 역사학자 토인비(A. Toynbee)는 『역사의 연구』에서 이러한 인류의 역사를 ‘도전(challenge)과 응전(response)’의 법칙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자연 재해나 외세의 침략 같은 도전에 대한 그 인간 사회의 응전이 문명과 역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도전과 응전의 관계는 민족 상호 간에 있어서 힘의 불균형 내지 세력의 확장에서 발생하며 도전에 대한 응전의 저력을 갖추지 못한 민족과 국가는 소멸되어 왔던 사실도 세계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2016년 2월 15일자 중앙일보에 발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내 사드 배치에 대하여 68%가 찬성하고 27%만 반대한 것으로 나타나서 대체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대와 30대가 더 많이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개성공단 중단을 포함하여 강력한 대북제재에 대하여서는 국론이 나누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를 우선 고려하기 보다는, 당리당략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하려 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거국적인 결단 요구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심사숙고하여 결단해야 한다.
첫째, 우리는 일전불사(一戰不辭)의 결의를 통하여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의 “必死卽生 必生卽死”의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우선 전군이 결의를 해야 하고, 또 모든 공직자가 결의해야 하며, 온 국민이 결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안보를 더 이상 다른 나라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결연한 각오를 가져야 한다.

둘째, 이번만큼은 UN과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한 발이라도 발사되는 순간 그간 우리가 이룩해 놓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도, 경제적 성공도 모두 날아가는 재앙을 초래하고 말 것이다. 제대로 응전하지 못한 회한(悔恨)과 대가를 후손들에게 남겨야 할 것이다. 중국이 북한 변화에 키를 쥐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정책은 변함이 없다는 점이 다시 한 번 명명백백하여졌다. 중국이 북한을 통제하여 변화시켜 주리라는 우리의 환상은 완전히 깨진 상태다.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외교역량을 동원하여 중국에 압력을 가하여 UN에 동조하게 하고,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여서라도 북한 정권을 강압적으로 교체하는 대안도 불사하도록 전 방위 외교를 공세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셋째, 한미동맹, 한미연합 작전체제를 그 어느 때 보다 긴밀하고 확고하게 준비해야 한다. 필요 시 현재 가용한 수단을 이용하여 북한 핵시설을 선제 타격할 준비도 해야 한다. 사드배치는 물론 미국의 핵우산에 추가하여 전술핵무기의 한국배치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북한 핵무기 위협이 현실화 된 마당에 망설이고 있을 시간이 없다. 만일 북한에게 2~3년의 시간을 더 주면, 북한의 핵탄두를 탑재한 ICBM체계가 완성될 것이고 그 때가 되면, 미군이 한국을 돕고 싶어도 도울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넷 째, 북한이 건설한 핵·미사일 전력을 사용하기 전에 무력화시키는 확실한 군사력을 건설해야 한다. 사드 배치나 Kill-Chain 정도는 불충분하다. 연합 전력 지원 없이도 북한의 도발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공격수단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우주배치 레이저 무기체계 건설, 북한보다 더 많은 정밀 유도탄 확보, 장거리에서 장시간 운용 가능한 정찰 및 공격용 무인기 개발, 북한의 핵심 인물과 지휘체계를 파괴할 수 있는 단거리 치명적인 무기체계를 휴대한 특전부대 양성, 평양을 즉각 타격 및 점령할 수 있는 해병 및 공중기동타격대 보유, 필요시 북한의 전략무기 배치 및 전개 예상지역을 EMP탄으로 공격하여 지휘통제 시설을 무력화시키거나 광범위하게 오염시켜 핵 및 미사일을 운용할 수 없도록 하는 전략무기 개발 등을 포함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국방연구개발비를 향후 5~10년간 집중 투자하여야 한다.

다섯 째, 국지도발과 사이버 공격 등에 대한즉각적인 보복공격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북한은 중국의 도움 없이, 또는 명분 없이 전면전을 일으키는 것은 쉽지 않지만, 누가 한 것인지 쉽게 알 수 없게, 익명으로 국지도발과 테러를 자행할 수 있다. 물론 직접 도발할 가능성도 있지만, 직접 수행하는 것보다는 국제적인 대리자, 즉 국제 테러조직이나 범죄 조직, 또는 남한 내의 종북주의자들을 이용하여 국지도발과 테러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익명으로 도발 및 테러를 하였을 경우, 행위자를 밝혀내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밝혀지는 즉시 보복공격을 해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피해를 입혀야 한다. 이를 결심하고 시행할 때 우리는 일전불사(一戰不辭)의 결단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보다 공격적인 심리전을 전개하여 북한 정권의 붕괴를 촉진해야 한다. 휴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을 하는 수준이 아니라 모든 매체를 동원하여 북한 전 지역에 대하여 보다 공격적인 심리전을 전개해야 한다. 북한이 아무리 차단하려 하여도 200만 명 이상 북한의 휴대폰 사용자와 그 이상의 이메일 사용자 등을 대상으로 침투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이 확산되자 ,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은 인터넷을 차단하였지만, 구글에서 인터넷 링크를 제공하여 첩보를 확산시켰던 사례를 잘 연구해야 한다.

결 론
우리는 항상 북한에 속아왔다. 그 원인은 대부분의 위정자들이 북한의 적화 통일 전략과 전술에 대하여 무지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 정권도 우리와 같이 합리적인 사고에 기초하여 정책과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접근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다른 원인은 지난 70년 동안 “통일”과 “안보”의 우선 순위에 대한 혼란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통일은 궁극적인 국가 전략의 목표이지만 “안보”는 당면한 국가 생존에 관한 문제이다. 국가의 생존이 풍전등화의 기로에 서있을 때에도 통일의 기치를 내세워 안보를 소홀히 한다면, 그 결과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의한 통일이 아니라 공산주의가 변종된 신정주의적 독재체제에 의한 통일을 당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더 이상 양보하거나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에 몰려 있는 현실을 모두가 직시하고, 국가지도자, 군·경 등 공직자는 물론 온 국민이 일전불사(一戰不辭)의 결단을 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