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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대북정책의 성공을 위한 제언
기자 : 관리자 날짜 : 2018-02-10 (토) 14:00



하정열
예) 육군소장
북한학박사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 간에 대화와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게 되었고, 그 이후에 북한핵문제 해결과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이 어떻게 연계되어 추진되느냐에 국내외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7년 한 해가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해 대립과 갈등의 시기였다면, 2018년은 화해와 협력의 시기가 될 것 같다는 희망이 생긴다. 왜냐하면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이 조금씩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후보는 대선기간 동안 대북 정책에 있어서는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과 노무현정부의 화해협력정책을 발전적으로 계승할 것임을 강조했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 2010년 천안함 격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태 등과 그로 인한 5.24 조치, 2016년 개성공업지구 폐쇄 결정 등으로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할 것을 대선 기간에 약속하였다. 이것은 안보 불안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은 크게 보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이루려는 안보정책의 목표에서 출발하고 있다. 대북정책은 ‘강한 안보와 책임 국방’, ‘남북 간 화해협력과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국제협력을 주도하는 당당한 외교’ 등 3개의 전략을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 중 대북정책의 핵심전략은 남북 간 화해협력과 한반도 비핵화이다. 문재인정부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6개의 과제를 선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즉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및 경제통일 구현’, ‘남북기본협정 체결 및 남북관계 재정립’, ‘북한인권 개선과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교류 활성화를 통한 남북관계 발전’, ‘통일 공감대 확산과 통일국민협약 추진’,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이다.

이러한 문재인정부의 구상은 2017년 7월 6일의 ‘베를린 구상’에 잘 나타나 있다. 문대통령은 “나는 오래 전부터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변국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항구적 평화 5대 정책방향’과 ‘대북 3원칙’을 제시하였다. 5대 정책방향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 , 북한 체제를 보장하는 비핵화 추구, 남북 간 합의들의 법제화, 한반도 ‘신경제지도’ 본격화, 비정치적 분야 교류협력 확대 등이다. ‘대북 3원칙’은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 정권교체나 정권 붕괴, 인위적인 한반도 통일의 가속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담대한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이를 실천할 돌파구로 남북대화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 등 4대 실천 과제를 북한에 우선 제안했다.
문대통령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이자,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절대조건”이라며 “군사적 긴장의 악순환이 한계점에 이른 지금 대화의 필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고 강조했다. 문대통령은 “중단되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이 마련되었다는 점도 중요하다”며 “최근 한-미 양국은 제재는 외교적 수단이며 평화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큰 방향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문대통령은 특히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평화다.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과 전쟁의 위협이 없는 한반도, 남과 북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잘사는 한반도”라며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을 것이고, 인위적인 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문대통령은 또 “비정치적 교류협력 사업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추진하겠다”며 이산가족 상봉 추진, 남북 주민피해 공동해결, 민간교류 적극 지원 등을 거론했다. 남북의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인도적 교류를 이어가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대통령은 “여건이 갖춰지고, 한반도의 긴장과 대치 국면을 전환시킬 계기가 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며 “핵 문제와 평화협정을 포함해 남북한의 모든 관심사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것도 약속하였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우리가 주도해서 북한의 ‘선행동론’ 대신 북한과 미국을 포함한 관련 당사국들의 동시 행동을 이끌어내겠다”면서 대한민국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문재인정부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고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필자는 튼튼한 안보태세 확립, 평화를 만들어 가는 정책, 신축적 상호주의 전략 등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한반도에 전쟁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튼튼한 안보태세를 확립해야 한다. 군사이론가로 유명한 칼 폰 클라우제비츠는 그의 저서 「전쟁론(On War, Vom Kriege)」에서 “전쟁이란 자국의 의지를 구현하기 위해 상대에게 무력을 강요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로마의 전략가 베제티우스(Vegetius)는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대비하라”는 명언을 남겼다.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지만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라고 엘빈 토플러는 말했다.

최근의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일련의 사태에서 보듯,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반도에서 분쟁이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 우리는 이 땅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일류국가 건설은 전쟁억제를 위한 강력한 군사대비태세가 뒷받침될 때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튼튼한 안보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번영과 발전은 그저 희망에 불과할 것이다. 평화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스스로 평화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항구적인 번영과 발전은 보장될 수 없다. 국제사회에서 민족과 국가의 자존을 지켜나갈 수도 없을 것이다. 피 흘릴 각오 없이 평화를 얻고자 하는 자는 피 흘릴 것을 각오한 자에 의해서 반드시 정복된다. 세계를 제패했던 로마가 반달족이나 게르만족에 의해 무너진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스스로 지키려고 하지 않는 나라는 결코 일류국가가 아니다. 스스로 지키려고 하지 않는 국민은 결코 일류국가의 주인이 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우리가 수호할 수 있어야 한다. 전쟁을 억제하는 데 튼튼한 안보태세 확립은 필수조건이다.

둘째, 우리가 주인이 되어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 가야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갈등국면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각각 대한민국과 북한 편에 서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일본은 현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여 군사력 증강의 명분으로 이용하고 있다. 유사시에는 한반도를 경유하여 북한지역에 군사력을 투입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중립적인입장을 보이고는 있으나, 여차하면 북한 편에 서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요즈음 우리는 너무 쉽게 전쟁을 이야기 한다. 국민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할 국가의 지도자들이 너무 가볍게 행동한다. 전쟁은 평화를 위한 목적 이외에는 할 것이 아니다. 우리는 평화를 지키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평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손자는 “전쟁은 국가의 존망과 생존이 달려 있음으로 심사숙고하지 않으면 안된다(孫子曰 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라고 하였다. 오자는 국가가 강대하다 하여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하고, 비록 천하가 평화롭다하여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국가가 위태롭다고 하였다. 손자는 백번 싸워 백번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이 최선(不戰而 屈人之兵 善之善者也)임을 강조하고 있다. 국가지도자는 유사시에 대비하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평화를 만들어 가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셋째, 이제 남북한 간에 대화가 시작되었다. 대화와 협상에는 원칙과 전략이 있어야 한다. 나는 상호주의 원칙에 의해 풀어나가되, 신축적인 상호주의전략을 적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신축적 상호주의는 다자간의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각국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면서 필요시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고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여 사안별로 협력을 강화하는 융통성 있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북한의 핵문제는 엄격하게 하면서도 인도적 지원은 지속시키는 것이 바로 신축적인 상호주의라고 볼 수 있다.

남북한 간의 관계는 국가 간의 관계이자 특수 관계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국가 간의 관계는 ‘비탄력적 상호주의’를 일관되게 추진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언젠가 통일을 해야 하는 민족 간의 문제는 비탄력적 상호주의만을 계속 고집하게 되면 되돌릴 수 없는 파탄으로 갈 수가 있다. 그렇다고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 때처럼 ‘포괄적 상호주의’로 나가는 것도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가 어렵고, 북한의 버릇을 잘못 들일 수 있다. 따라서 사안에 따라 신축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상호주의 접근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남북관계가 평화통일로 가는 장기적 시간표 속에서도 신축적 상호주의의 운용으로 남북 간 상호협력의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문재인정부가 이러한 기조와 원칙을 잘 지켜나간다면,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은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앞당겨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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