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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산가족 상봉문제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기자 : 관리자 날짜 : 2018-02-10 (토) 14:26


강석승 박사
본지 편집위원장
‘21C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인천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seokseung333@hanmail.net
한동안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훈풍(薰風)을 만난 듯 해빙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열렸던 남북차관급 회담 이후 2년여만에, 아니 보다 더 정확히는 2008년 7월 관광객‘박왕자 씨’의 피격 이후 “이렇다 할” 개선움직임이 없이 경색되었던 남북한관계가 ‘평창올림픽’을 주소재로 하여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즉 지난 1월 9일의 남북고위급회담 합의에 따라 판문점 ‘평화의집’과 ‘통일각’에서는 북측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문제 등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각종 실무회담이 순차적으로 열리고 있으며, 아마도 이 글이 활자화될 시점이면 북한에서 온 대표단과임원, 응원단과 예술단원들의 동정(動靜)과 관련한 기사들이 온갖매체에 보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의 한가운데에는 북한이 과연 우리와 합의한 대로 진정성을 가지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사항들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실천할 것인가에 관한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다. 왜냐하면,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연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합동군사훈련을 무조건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자기네들이 만든 핵무기가 미국을 겨냥한 것인지, 결코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는, 언뜻 들어도 이해하기 힘든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남북한간의 현안 가운데 가장 빨리 해결해야 할 이산가족 상봉문제와 관련하여서는 납득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중국내북한식당 탈북종업원의 송환이라는 전제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문의 중심에는 북한정권이 수립된이후 70여년이 흐르는 동안 단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전한반도의 공산화혁명 달성’이라는 전략목표가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세력의 대북 적대시정책과 압살책동을 분쇄하기 위해 부득불 핵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지않을 수 없었다”는 체제보위의 궤변(詭辯)이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핵-경제병진노선’으로 현재화되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당국은 지난2017년을 “자력자강의 동력으로 사회주의강국의 건설사에 불멸의 이정표를 세운 영웅적투쟁과 위대한 승리의 해였다”고 자평(自評)하는 가운데 금년도의 정책구호로 “혁명적인총공세로 사회주의강국 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자”를 제시하면서 사회주의정권 창건 70돌의 의미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대남면에서는 남북한간 다방면의 접촉과 왕래 등 적극적인 남북한관계 개선의지를 표명하면서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를 피(避)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평창올림픽 참가’를 기화로 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과시하려부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바로 이런 차원에서 북한은 남북한간의 다양한 접촉과 교류, 협력에 나서는 것처럼 한껏 ‘자신의 줏가’를 올리려 하면서도 정작 시급하고도 절실하게 협의해야 할 ‘이산가족문제’에 대해서는 가당치도 않은 조건을 내걸면서 의도적으로 회피하거나 외면하는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남북을 통틀어 1천만명이나 되는 이산가족들의 상봉문제는, 다른어떤 문제보다 시급하게 그리고 절실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 중의 현안이다.

1945년 8월 우리 민족이 일본제국주의자들의 식민통치로부터 해방이 되면서 발생하기 시작한 이산가족문제는, 이로부터 3년 후인 1948년 8월과 9월, 남북에서 각기 독립정권이수립된 이후부터는 더욱 굳어졌다.

더욱이 1950년 민족상잔의 대비극인 6·25 전쟁이 3년여의 긴 기간동안 이어지다가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부터는 완전히고착되었고, 이로부터 무려 30여년이나 경과한 시점인 1985년 추석을 기하여 분단사상처음으로 남북한에서 각각 50명의 이산가족고향방문단이 서울과 평양을 동시에 방문함으로써 이산가족의 상봉문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러나 북한당국이 이산가족문제를 순수한인도주의적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 문제로 인식함에 따라 이들의 상봉문제는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따오기”처럼 무심한 세월만 흘려보냈다.

물론 분단 73년이 된 현재에 이르기까지 남북한간에는 이산가족상봉을 위해 우리측이북측에 비료나 쌀, 의약품 등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가뭄에 콩나듯” 간헐적으로 성사되기도 하였다. 즉 지금까지 총 20차례에 걸쳐총 4,120가족 19,771명만이 단 한 차례씩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대면상봉하였을 뿐, 거의대부분의 이산가족들은 헤어진 혈육과의 상봉은커녕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의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고있는 이산가족들이 어떻게 이렇듯 “보고 싶어도 볼수 없는 혈육의 얼굴을 오매불망(寤寐不忘)그리워하고,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고향땅”을 그리면서 하나둘 유명(幽明)을 달리하고있으니,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매년 3천~4천명이 고령의 나이로 작고하고있으니, 이대로 무심한 세월을 흘려보내면 이들 이산가족들은 ‘생이별’의 고통과 울분을전혀 풀지 못한 채 한(恨)많은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다. 한낱 미물에 불과한 여우도 “죽을때는 자신이 태어난 곳을 향하여 머리를 두고죽는다”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의 말이 함의가 새삼 폐부를 찌를 정도이다.

이런 기막힌 현실을 감안하여 지난 1월 9일의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우리측은 이산가족의 상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십자회담을 제의하였으나, 북측에서는 지난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류경식당 탈북종업원13명의 송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북측이 송환을 요구하고 있는 이들종업원들은 그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한국으로 입국한 사람들로, 지금 그들 중 대부분은대학에 다니면서 청운(靑雲)의 큰 뜻을 펼치고 있다.

이들 모두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판에 박힌일상생활, 그리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이중삼중의 감시통제망을 벗어나 하루라도마음 편하게 살기위해 한국으로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북한으로 다시 송환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이런 비현실적인 요구를 할것이 아니라, 왜 이들이 정든 고향과 사랑하는 부모의 곁을 떠나 한국으로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기성찰과 함께 제2, 제3의 탈북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치(內治)에 더욱 더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은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민족(民族)공조에 입각한 ‘우리민족끼리’를 되뇌이면서도 정작 우리 민족끼리 하루라도 빨리 해결해야 할 이산가족문제에 있어서만은 “이런 저런 구실과 변명, 조건”을 달아 의도적으로 회피하거나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헤어져 사는아픔 누가 알랴, 통일은 우리민족끼리, 우리는 하나” 등과 같은 노래의 제목이나 구절들이 “겉 다르고 속 다른” 표리부동(表裏不同)한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결국 북한의 탈북식당종업원 송환요구는이산가족 상봉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이를 전제조건화 하지말고 하루라도 빨리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에 응해야 할 것이다.

이것만이 이산가족들의 비원(悲願)을 풀 수있는 첩경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북한당국 역시 늦게나마 전세계에 인륜(人倫)의 중요성을알고 있는 정권이라는 점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런 기대를 하는 것이북한식 표현대로 필자만의 ‘오뉴월 개꿈’에그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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