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안보로 남북교류협력의 틈새 공략 코로나19 팬데믹은 바이러스의 발생으로부터 전파의 과정을 경험하면서 세계는 하나의 생명 공동체임을 자각하게 되었다. 귀중한 생명을 지 키는 것이 국가와 사회, 개인의 매우 중요한 임 무 중의 하나라는 공동인식은 안보의 개념을 확 장해 주었으며 공동체의 중요성에 더욱 주목하 게 하였다. 국경봉쇄의 극단과 국가주의의 귀환 을 초래한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은 장기화되는 전망이고 국제교류와 경제를 어 렵게 만들면서 글로벌 지구촌이라는 이름을 무 색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첨예를 치닫고 있는 미중 패권경쟁 시대 에 진보에서 보수진영으로 정권의 교체는 남북 관계를 더욱 경색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남북교류협력은 감염병이나 국제사회 변화보 다 북핵과 미사일 문제의 영향을 받는 이슈로 남 북교류협력에 대한 논의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2022년 1월 5일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전까지 15회 미사일을 발사(그림 1참조)하였 고, 취임이후 4번째로 취임 100일 ‘담대한 구상’ 을 제안한 이틀 만에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하 며 무력시위를 하였다.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성은 인식하나 북핵과 미사일 문제의 가시적 해결이 없이는 남북교류 협력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남북교류협력의 과제는 생명공동체 인 지구촌과 한민족공동체인 남북한이 풀어나가 야 할 핵심적인 과제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는 이 견이 없을 것이다. 남북교류협력은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나 남한의 보수 정부, 진보 정부 의지 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북한에게 인도주의 적 보건의료와 식량지원은 코로나19, 가뭄, 수해 의 삼중고 늪에 있는 북한이 거절할 수 없는 당 근이 될 뿐만 아니라 적어도 대화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인간안보 요소가 아닌가 한다. 북한의 인간안보 현실 식량과 보건의료는 인간안보의 7대 범주중에 가장 대표적인 위협요소로 인식하여 유엔 식량 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이하 UN FAO)와 세계 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이하 WHO) 등 유엔 차원뿐만 아니라 글로벌 거버넌 스 차원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있다. 감염 병, 기아, 기후변화, 재난, 테러 등 비전통 안보 위협은 국가단위 개별 대응보다 글로벌 차원의 협력과 공동 대응이 더 유용하기 때문이다. 북 한은 보건의료와 식량뿐만 아니라 인권, 경제 낙 후 등 여러 인간안보 위협요소가 존재하지만 남 북교류협력의 물꼬를 트는 매개체로 보건의료와 식량만큼 절실한 것이 없기도 하지만 남북 양측 정부를 자극하지 않고 연성으로 추진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첫째, 북한의 식량안보 현실이다. 북한의 식량 사정은 해를 더할수록 악화하고 있다. 올해 가뭄 에 이어 수해까지 겹쳐 아사자가 나오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통일부는 북한의 식량 부족량 은 연평균 80만 톤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 지만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7월에 중국으 로부터 쌀 1만 톤을 공수해 왔다고 한다. 북한 은 전통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에서 지원을 받았 지만 최근 인도 등 제3국에 식량지원을 요청하 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프릿 싱’ 인도 국 제사업회의소(ICIB) 소장은 미국의 소리(VOA) 에 “쌀 기부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북한 대사관 의 연락을 받았다”며 “이는 홍수가 농작물 대부 분을 파괴한 상황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1년 3월 23일 북한이 FAO에 제공한 공식자료에 따 르면, 2020년 식량 총 생산량은 552만 3,119톤 이다. 이 규모는 2012~2018년 평균인 554만 2,000톤과 비슷한 수준이며, 기록적인 생산력 을 보였던 2019년 665만 4,000톤 보다는 17% 가 감소한 것이다.(김영훈, 『KREI 북한농업동향』, 제23권 제1호(2021), p.11.) FAO는 2012년 김정은 집권 이 후 3년간 식량 부족분은 점차 감소했으나 2015 년 이후 다시 증가해 2018년 최고점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등으로 주민의 약 40%에 해당하는 1,010만 명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식량지원은 인간안보 차원에 서 북한 주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것으로 어느 것 보다 우선이라 할 수 있다. 식량을 통해, 인도주 의적 차원에서 국제 거버넌스와 연계하여 지원 함으로 남북교류협력의 인계철선이 될 수 있다. 둘째, 북한의 보건안보 현실이다. 북한의 코로 나19 상황은 자세히 알려진 것은 없지만 보건의 료가 열악하다는 것은 보도를 통해 짐작할 수 있 다. ‘우리식 방역정책’을 고수해온 북한은 국제 사회 차원의 백신 지원 제안을 사실상 거부해 왔 다. 하지만 9월 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이틀째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 “최근 WHO와 여러 나라 보건 전문기관들에서 올겨울 신형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전파와 함께 위험 한 돌림감기(독감)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우리 방역 전문가들은 지난 5~6월에 악성전염병을 경과하면서 우리 사람들 속에 형성되었던 항체력이 10월경에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연설과 사진을 통 해 알 수 있는 것은 북한은 코로나19를 심각하 게 겼었으며 앞으로 자구책을 강구해 나가고 있 다는 것이다.(사진 참조) 북한에서 발생하는 감염병과 의약품 부족 사 태는 북한 주민의 생존뿐만 아니라 접경지대를 통한 감염병 확산으로 남한 주민의 건강에도 영 향을 줄 뿐만 아니라 한민족 공동체성을 파괴하 는 지경까지 갈 수 있다. 북한의 보건의료제도는 사회주의 보건의료를 표방하며 전반적인 무상치 료제, 예방의학제, 의사담당구역제를 핵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1990년대 경제위기를 겪으면 서 유명무실화되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주 민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북한의 의료현실을 통계적으로 보여주는 전통 적 감염병인 결핵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보고 되고 있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WHO 통계자료에 의하면 인구 10만 명당 해당연도에 결핵이 발생하거나 재발한 자의 추정치를 보면 2000년 이후 거의 동일하다. 북한의 결핵 발생 률은 2020년 기준 10만 명당 523명꼴로 증가 추세이다. 남한은 2021년 기준 10만 명당 44.6 명을 기록하고 있고 감소하는 추세이다. <2020 국제 결핵 발생 현황 고찰(Global Tuberculosis Report 2020)>에 따르면 북한은 2019년 결핵 으로 인한 사망률 순위에서 6위를 기록하고 있 다. 이러한 현황은 북한의 보건의료 복지의 열악 성이 주민들의 생존으로 직결되는 인간안보 현 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인간안보 차원의 남북교륙협력 추진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핵무력정책법’을 선언했다. 핵무기 사용 명령 권 한은 김정은 위원장만 갖도록 했고,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북한 지휘부가 공격받으면 자동으로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유엔과 미국의 북한에 대한 대북 경제제재는 점증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 쉽게 완화될 상황이 아니다. 한미 동맹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확대하여 대북 인도적 지원 약속과 기후변화 협력 등 인간 안보 차원에서 대북지원이 포함되어 있다. 북한 의 보건의료와 식량지원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서 해결 실마리 를 찾아야 한다. 특히, 보건의료 및 식량과 연관 된 다양한 거버넌스는 국가가 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남북교류협력은 국내의 중앙정부-지자 체-민간단체-기업뿐만 아니라 해외의 국제기구, 단체 및 북한의 당국-단체들과 연계되는 등 다양 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중층적 체계이다. 국제적 대북교류 지원 거버넌스 체계는 유엔 산하 기구 들과 유럽 국가들 및 국제 NGO 연계 속에 작동 하고 있다. 정부의 역할은 거버넌스 컨트롤 타워 를 만들어 거버넌스끼리 연대와 협력을 통해 융 합적 시너지 효과를 달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경쟁은 더욱 더 자유주의와 권위주의 국가간 결속을 강 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반도는 우크 라이나, 대만과 더불어 강대국간 대리전 수행에 적합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국가는 강력한 군 사력과 영향력으로 주변 잠재 적국까지 상대할 힘을 갖춰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더불어 한반도 민족공동체로서 그리고 생명공동체로서 북한과 교류협력을 하는 것은 평화통일을 달성해 나가 는 과정이다. 국가가 할 수 없으면 거버넌스 차 원에서 조금씩 추진하다 보면 정부가 개입하게 되고 남북 간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다방면 교류 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인도주 의적 지원은 한반도 평화를 넘어서 세계 평화를 위한 헌법 정신의 실천이기도 하다. 특히 취약한 북한의 인간안보 차원의 보건의료와 식량지원은 세계 생명공동체와 한반도 민족공동체로서 한반 도 평화정착과 더불어 통일에 기여하는 효자가 될 것이다.